[종합] “딸에게 미안” 조민기 사망, 성추행 공소권없음·수사종결

입력 2018-03-09 19: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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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미안” 조민기 사망, 성추행 공소권없음·수사종결

‘성추행 의혹’(성추문)으로 경찰 소환 조사를 앞둔 배우 조민기(본명 조병기)가 9일 사망했다. 향년 53세.

경찰에 따르면 조민기는 이날 오후 4시경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옆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민기의 아내가 이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고, 조민기는 건국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져 그곳에서 사망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서울 광진경찰서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조민기의 사망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말하기 곤란하다.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어떤 말도 지금 할 수 없다. 죄송하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조민기의 소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인 충북지방경찰청 측은 조민기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충북지방경찰청 측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조민기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며 “보통 피의자가 사망하는 경우 공소권이 없어 수사가 종료된다”고 이야기했다.

갑작스러운 조민기의 사망 소식에 전 소속사 관계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너무 충격적이라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도 보도를 통해 알았다. 전속계약 해지 이후 따로 연락을 취하거나 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비보를 듣게 돼 당혹스럽고 충격적이다. 너무 슬프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조민기는 자신의 모교인 청주대학교(이하 청주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당시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미투 운동’(Me Too Campaign/Me Too Movement, 해시태그로 #MeToo, 자신이 겪었던 성범죄를 고백함으로써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으로 추정되는 폭로성 글이 올라오면서다. 이에 대해 조민기는 처음에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이후 사과문을 통해 사죄의 뜻을 밝혔다.

조민기는 “모든 것이 내 불찰이고 내 잘못이다. 나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내 잘못에 대하여 법적·사회적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내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시간들이 너무나 갑작스럽게 닥치다보니 잠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점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사죄한다. 늦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남은 일생동안 내 잘못을 반성하고, 자숙하며 살겠다. 앞으로 헌신과 봉사로써 마음의 빚을 갚아나가겠다. 거듭 고개숙여 사과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12일 경찰 소환을 앞둔 조민기는 이날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인 선택을 통해 유명을 달리한 것. 그가 힘든 선택을 할 수밖에 없던 이후는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대한 두려움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오전 조민기는 채널A ‘뉴스TOP10’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뉴스TOP10’에 따르면 조민기는 이날 오전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12일 경찰에 출두하라고 한다. 이는 조정한 거다”며 “원래 6일 출석하라는 데 우리 딸이 대학원 입학하는데 신경 쓰이지 않게 하려고 날짜를 늦췄다”고 말했다.

또 사망하기 전 조민기와 전화 음성에서 감정에 복받친 목소리가 들렸다고. 조민기는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하지만, 경찰 조사 이후 벌어질 상황에 대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전했다. 딸에 대한 미안함도 전했다.

그리고 조민기의 아내는 이런 그의 복잡한 심경을 알아차렸다고. 조민기의 아내는 “남편(조민기)이 평소와 다른 느낌이었다”고 말했고,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조민기의 시신은 건국대학교병원 영안실에 안치됐으며, 빈소는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한편 1993년 MBC 22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한 조민기는 드라마 ‘야망’을 시작으로 ‘별’, ‘도시남녀’, ‘장미의 눈물’, ‘화이트 크리스마스’, ‘사랑’, ‘천사의 키스’, ‘광끼’, ‘꼭지’, ’노란 손수건’, ‘사랑과 야망’, ‘일지매’, ‘에덴의 동쪽’, ‘선덕여왕’, ‘욕망의 불꽃’, ‘다섯 손가락’, ‘화정’,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선과 악, 현대극과 사극을 넘나들며 다양한 연기 활동을 펼쳤다. 또 모교인 청주대 연극학과에서 강단에 서기도 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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