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진 시범경기, 타자들도 어렵다

입력 2018-03-15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7시즌 177안타 20홈런을 치고 타율 0.366(리그2위)을 기록한 두산 박건우(28)는 “항상 개막을 앞두고는 ‘내가 안타를 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든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프로야구지만 경기 감각을 되찾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2018 KBO리그는 8월 개막하는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으로 시즌 중 정규시즌을 중단한다. 그 영향으로 시범경기는 팀 당 8경기로 대폭 축소됐다. 기간은 2주도 채 되지 않는다.

대부분 선수들은 16경기 안팎의 시범경기에 익숙하다. 메이저리그는 시범경기를 2월 21일 개막해 3월 27일까지 1개월 이상 치른다. 대부분 메이저리그 팀들은 시범경기 뿐 아니라 이동거리 등을 고려해 B팀을 구성해 비공식 경기도 소화한다. 일본프로야구도 2월 24일 시범경기가 개막됐고 3월 25일까지 경기를 계속한다. 리그 환경이 다르고 아시안게임을 대비한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겠지만 KBO리그 현장에서는 여러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짧아진 시범경기로 가장 먼저 주목받은 건 투수의 어깨였다. 투구수를 천천히 끌어올려야 하는 투수들의 특성상 짧은 시범경기 일정이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염려다.

타자들 역시 걱정이 많다. 1군 투수가 던지는 시속 140㎞ 이상의 빠른 공, 낙차 큰 변화구에 대한 눈과 몸의 적응에 필요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13~14일 이틀간 열린 시범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개 이상 홈런이 나왔지만 한 베테랑 타자는 “몇 해 전과 비교하면 스프링캠프가 2주 이상 짧아졌고 시범경기도 10경기, 약 2주가 줄어들었다. 슬로우 스타터들에게는 더 힘든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KBO리그에 데뷔한 외국인 타자들은 어려움이 더 크다. 두산 지미 파레디스는 스트라이크존 그리고 상대 투수에 대해 계속 자문을 구하며 리그 적응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범경기 때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유망주와 비 주전 선수들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출장 기회에 애가 탄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