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인공지능(AI)기술을 게임에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어처리 등 원천기술 확보에까지 나서면서 관심을 모은다. 사진은 연구개발 현황을 설명하고 있는 이재준 AI센터장. 사진제공|엔씨소프트
CEO 직속의 연구센터 운영…투자 확대
넥슨·넷마블게임즈도 연구개발 적극적
최근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게임사들도 이에 질세라 AI 관련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국내 굴지의 대형 게임사들은 전문 조직을 신설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인 기업은 엔씨소프트다. 2011년 테스크포스(TF)를 시작으로, 2012년 AI랩, 2016년 AI센터로 관련 조직을 키웠다. 무엇보다 게임 관련 AI를 넘어 자연어처리 등 원천기술 확보에 힘을 쏟고 있어, 엔씨의 행보를 보면 향후 인터넷이나 이동통신 기업과도 경쟁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15일 경기도 판교 R&D센터에서 AI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엔씨는 AI센터와 자연어처리(NLP)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두 곳 모두 최고경영자(CEO) 직속이다. 김택진 대표가 직접 현안을 챙긴다는 뜻이다. 엔씨의 AI 전문 연구 인력만 100여명에 달한다.
AI센터는 게임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게임AI랩’은 물론 감정인식과 음성합성기술의 ‘스피치랩’, 이미지 및 비디오 인식과 생성 기술의 ‘비전TF’로 나뉜다. NLP센터는 사람의 언어로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의 ‘언어AI랩’과 데이터 기반의 지식 추론과 생성, 전달을 연구하는 ‘지식AI랩’이 있다.
엔씨는 연구를 회사 내부뿐 아니라 학계 등 외부에도 공유할 계획이다. 2월 22일과 23일 ‘AI데이 2018’을 열고 임직원 200여명과 산학협력을 하는 국내 대학원 교수, 석·박사 과정 학생 100여명에게 연구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김택진 대표는 당시 환영사에서 “아날로그 시대가 프로그래밍 기반 디지털 시대로 전환됐듯, 이젠 AI가 데이터를 학습하는 ‘러닝’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며 “엔씨는 AI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다가오는 AI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엔씨는 앞으로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대와 카이스트 등 연구실 12곳과 연구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연어처리 분야 권위자인 임해창 전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가 자문교수로 합류했다.
넥슨과 넷마블게임즈 역시 AI연구에 적극적이다. 넥슨은 지난해 머신러닝과 AI, 빅데이터 기반 기술개발조직인 ‘인텔리전스랩스’를 설립했다. 올해 인력을 대거 확충해 300여명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넷마블게임즈도 AI센터를 조직하고 지능형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북미 지역에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한 AI랩도 세울 예정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