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워너원. 스포츠동아DB
한 인터넷 생방송을 시작하기 전, 멤버들은 방송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우리는 왜 자유롭지 못한가” “우리는 왜 정산 받지 못하는가” “왜 이렇게 스케줄이 빡빡한가” 등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 말들 사이에 흘러나온 욕설과 비속어가 논란이 됐다. 하지만 며칠 뒤 팬들이 디지털과학수사연구원에 해당 영상을 보내 육성을 분석한 결과, 멤버들이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팬들이 나서 해결하지 않았더라면 워너원의 앞날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을 것이다. 덕분에 논란은 수그러들었고, 비난의 화살도 그쳤다. 워너원은 논란이 불거진 후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겠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이제 워너원에게 필요한 것은 초심이다.
워너원은 ‘국민 프로듀서’들이 ‘유료 투표’로 데뷔시킨 그룹이다. 1표라도 더 받기 위해 ‘헝그리 정신’으로 버텼던 이들이 인기 좀 얻었다고 해서 카메라가 켜졌을 때와 꺼졌을 때의 행동이 전혀 다르다면 어느 누가 좋아하겠는가. 팬들은 워너원의 앨범부터 MD상품을 구입하며 응원한다. 음원차트 1위를 만들기 위해 매일 새벽 ‘스밍 총공’(스트리밍 총공격)을 하고 있다.
이제 워너원의 차례다. 활동 기한이 끝나는 12월 말까지 남은 9개월 동안 팬들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한다. 프로의식을 가지고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9개월간 워너원은 또 다른 ‘수확’을 얻지 않을까.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