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봉태규 “욕먹을까 걱정했던 ‘리턴’, 지금은 꿈같아”

입력 2018-03-26 1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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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봉태규 “욕먹을까 걱정했던 ‘리턴’, 지금은 꿈같아”

SBS 드라마 ‘리턴’에서 봉태규는 주인공이나 다름없다는 호평을 들을 정도로 완벽한 악역 연기를 보여줬다. 18년 동안 배우로 활동하면서 그의 연기가 이런 반응을 불러일으킨 적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 ‘리턴’ 종영 다음날 봉태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드라마를 해서 달라진 게 많더라고요. 어제 종영날 다 같이 모여서 마지막회를 보는데, 촬영 감독님이 우셨어요. 그걸 보는데 저도 같이 눈물이 나더라고요. 우여곡절이 있어서라기 보단, 날씨도 춥고 촬영을 하기 어려운 게 많았어요. 스태프들을 보니 울컥하더라고요. 아이가 있어서 그런지, 엔딩신에서 박진희 선배가 딸을 안는 장면에서는 펑펑 울었어요.”

우여곡절까지는 아니었지만, ‘리턴’은 중간에 주연 배우가 교체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올림픽으로 쉬어가는 구간이었다고 해도 주인공 최자혜 캐릭터를 맡은 배우가 교체되는 건 같은 드라마에 참여하는 배우로서 걱정되는 부분이었을 터.

“조심스러워요. 18년 배우생활 하다보면 이해하는 마음이 커지는 것 같아요. 어느 쪽의 입장이든요. 그래서 이번 일이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촬영이 남았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건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밖에 없었죠. 제가 꽤 많이 선배가 돼있었어요. 어린 나이가 아니었죠.”



하지만 처음에 봉태규가 악역을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대중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그동안 작품에서 악역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을뿐더러,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과 오랜 시간 만나는 것도 그에게는 익숙하지 않는 느낌이었던 까닭이다.

“욕먹을까봐 걱정했었어요. 처음에 악역을 한다고 했을 때 의외라는 반응도 많았고요. 무슨 봉태규가 재벌이냐는 반응도 있었고요. 너무 걱정됐죠. 지금 소속사 대표로 있는 친구랑 함께 일한지 10년 정도 됐는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같이 지내온 친구예요. 좋은 반응이 있다면 이 친구에게 꼭 그 얘기를 듣고 싶었어요. 그리고 방송이 나가고 이 친구에게 ‘잘 된 것 같냐’고 물으니까 울더라고요.”

정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자극적인 드라마 속 장면이나 배우의 교체 등으로 잡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봉태규는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지금 상황에서 어떤 이야기가 싫겠어요. ‘리턴’ 이후에 시청률이 잘 나오는 드라마를 계속 하면 무뎌질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구운몽이 아닌가 생각해요(웃음). 진짜 그런 생각을 해요. 어제 쫑파티를 늦게 마무리하고 잠을 많이 못 잤는데, 아침에 나오니까 멍 하더라고요. 근데 갑자기 무서웠어요. ‘지금 이 상황이 꿈이면 어떡하지’라는 이상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꿈같은 순간이어서요.”



그렇게 애정을 쏟았던 ‘리턴’, 마지막회에서 그가 맡은 김학범 캐릭터는 죽음을 맞았다. 악벤져스라 불리는 멤버들 중에 유일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때문에 아쉬움을 느끼지 않았을지 궁금했다.

“죽는 게 맞다 생각했어요. 중반 이후로 감독님과 이야기를 할 때 학범이는 죽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고요. 전혀 아쉽지 않았어요. 사실은 초반을 제외하고 악벤져스 넷이 연기를 한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근데 태석이 품에서 죽은 것도 좋았고, 그 공간에 그런 식으로 네 명이 같이 모인 상태에서 죽을 수 있다는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불만족스럽지 않았어요.”

‘리턴’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가 너무 강렬했던 터라, 다음 작품에선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궁금해졌다.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어요. 이 작품을 하면서 제가 조금 더 자신 있게 연기를 해도 됐겠다라는 용기를 얻었거든요. 조금 더 꾸준하게 작품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오히려 아들과 출연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더 부담이 되죠(웃음).”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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