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스토리] 아빠가 되더니 순위가 달라졌어요

입력 2018-03-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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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기 곽현명

■ 곽현명, 우수급 9G 올킬 ‘아빠의 힘’

아이 태어난지 8일 만에 특별승급
아빠 된 주석진 최원재도 성적 UP
가장의 책임감…강한 집중력 발휘


역시 아빠의 힘은 위대했다.

올 시즌 아이가 생기면서 아빠가 된 경륜 선수들의 선전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강급을 당한 선수는 아이가 생긴 이후 곧바로 특별승급하며 상위 레벨로 다시 진출했고, 다른 선수는 강한 집중력을 보이며 고배당을 연출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곽현명(17기, 31세, S3반, 팔당)이다. 저조한 성적으로 지난 시즌 특선급에서 강급, 올 시즌을 우수급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곽현명에게 강급의 아픔은 잠시였다. 아이가 태어난지 8일 만인 11일 특별승급을 이루어냈다. 올해 출전한 우수급 9경주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해 거둔 결과였다. 무엇보다 선행, 추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쟁쟁한 강급자들을 꺾어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5일에는 특선급 승급 후 3경주 만에 1착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수도권 선수들과 힘을 합쳐 지난 시즌 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20기 주석진-12기 최원재(오른쪽)


또 다른 강급자인 주석진(20기, 29세, A1반, 창원A)도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이가 태어난 1월25일 이후 출전한 첫 회차 경주에서는 고전했지만 그 다음부터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유의 마크력과 함께 선행, 젖히기까지 선보이며 3위권 내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부산 5회차 결승전에서 4착한 것이 ‘옥에 티’로 향후 결승전 활약이 숙제로 남아있지만 일반경주에선 우승후보로 손색없는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 중 한명이다.

자녀 출산 이후 팬들에게 고배당을 선사해주는 선수도 있다. 1월29일 아빠가 된 최원재(12기, 37세, A3반, 전주)는 2월15일 광명 경주에서 인기순위 7위로 나섰지만, 선행으로 당당히 3위에 들어오며 삼복승식 45.7배란 배당을 경륜팬들에게 선물했다. 지난 2일에는 장소를 옮겨 부산에서 막판 추입력을 선보이며 3위에 안착해 삼복승식 97.4배를 터뜨렸고, 23일 광명에서는 강자 이기호를 마크하는데 성공하며 2착으로 쌍승식 50.1배라는 배당을 낳는데 일조했다. 이 외에 김기범, 박민오, 이준석, 구광규 등도 자녀 출산 이후 자신 있게 경기를 펼치는 것이 눈에 띈다.

‘명품경륜 승부사’ 이정구 씨는 “선수들이 새로운 가족이 생기면 가장의 책임감으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선수 상담결과를 확인하며 선수 동향을 파악하는 것도 경주 분석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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