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빅2’ 김광현-양현종의 또 다른 자존심 경쟁

입력 2018-03-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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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KIA 양현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1988년생 동갑내기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은 늘 비교 대상이 된다. 운명의 장난처럼 닮은 구석도 참 많은 둘은 올 시즌 역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부상을 말끔히 털어낸 김광현이 성공적 복귀를 알리면서 양현종과의 라이벌 구도에도 본격 적으로 불이 붙었다. 김광현은 지난 25일 롯데와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홈 개막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동안 78개의 공을 던져 3안타 6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1승을 올렸다. 정규시즌 1군 무대에서 541일만에 거둔 승리였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양현종도 안방 마운드에 올랐다. kt를 상대로 한 차례 홈런을 허용했지만, 7이닝을 소화하며 4안타 6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그 역시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첫 경기서부터 나란히 1승씩을 챙긴 둘은 동시에 통산 110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역대 20번째 기록에 김광현이 109승으로 108승을 적립한 양현종에 약간 앞선다. 개막 로테이션상 각자의 팀에서 2선발을 맡는 둘은 우천 등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앞으로도 같은 날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토종 좌완 에이스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둘로선 뜻하지 않게 110승의 기록 앞에서도 자존심을 겨루게 됐다.


2017년 김광현이 자리를 비운 사이 양현종은 승승장구했다. 김광현도 밟아보지 못한 20승 투수 대열에 당당히 합류하며 팀의 통산 우승도 이끌었다. 그 영광의 보상으로는 시즌 MVP를 차지하는 등 연말 시상식을 독차지 했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 533일 만에 마운드에 복귀한 김광현 역시 전성기 때 구위 그대로다. 에이스를 향한 팬들의 믿음도 여전히 굳건하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빅2’인 김광현과 양현종은 향후 한 시즌 간 많은 승리를 거둬들이겠지만, 누가 먼저 통산 110승 고지에 오를지 팬들의 관심 또한 크다. 에이스에게 걸린 자존심의 문제는 결국 선수들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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