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맨인 줄 알았는데…‘김생민’이기에 더 들끓는 분노

입력 2018-04-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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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여년 만에 전성기를 맞은 김생민이 과거 방송 스태프 성추행 사실이 드러나면서 위기에 처했다. 사진제공|MBC

‘짠돌이’ 반전인생에 고정 프로만 7개
10년 전 성추행으로 이미지 곤두박질


방송인 김생민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가해자로 지목됐다. 10년 전 김생민이 출연하던 한 TV프로그램의 여성 스태프가 “노래방에서 회식 중 김생민과 단둘이 있는 곳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고, 김생민이 이를 인정하면서 대중에 충격을 안겼다. 20여년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 지난해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을 통해 비로소 전성기를 맞은 그는 1년도 안 돼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김생민은 2일 제기된 ‘10년 전 방송사 스태프 성추행 의혹’에 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김생민은 이날 소속사 SM C&C를 통해 “10년 전 당시 출연중이었던 프로그램의 회식자리에서 잘못된 행동을 했다. 그 당시 상대방이 상처를 받았다고 인지하지 못했고 최근에서야 피해사실을 전해 들었다. 너무 많이 늦었다는 것을 알지만 직접 만나 과거의 부끄럽고 부족했던 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부족한 행동으로 상처받았을 그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죄송하다. 제가 그 자리에 없었더라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저와 함께 일해주시는 분들이 피해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김생민은 즉각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대중에 전해진 충격파는 엄청나다. 이날 소속사가 보도자료에도 밝힌 것처럼 김생민은 1992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하고 줄곧 “성실하고 모범적인 이미지”로 활동했고, 지난해가 돼서야 처음으로 전성기를 맞았기에 그를 응원한 팬들의 배신감이 상당하다.

2일 그의 인터넷 팬카페 ‘통장요정 김생민 팬카페’ 운영자는 카페 폐쇄를 결정했고, 팬카페 자유게시판에는 ‘가식적인 얼굴 다시는 TV에서 안 봤으면 좋겠다’ ‘실망했다’ 등 김생민에 대한 실망과 비판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 사진제공|KBS


김생민의 갑작스러운 ‘사태’로 그가 몸담고 있는 방송프로그램도 초비상이다. 김생민이 현재 고정출연중인 프로그램은 7편이다. ‘김생민의 영수증 시즌2’를 포함해 KBS 2TV ‘연예가중계’, MBC ‘출발! 비디오 여행’ ‘전지적 참견 시점’, SBS ‘동물농장’, 케이블채널 tvN ‘짠내투어’, MBN ‘오늘 쉴래요?’ 등이다. 새 프로그램 ‘호모 이코노미쿠스 시즌2’ 진행자로도 발탁된 상태다.

현재 해당 프로그램들은 김생민의 거취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어느 프로그램도 2일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김생민의 이름을 내세운 ‘김생민의 영수증’ 제작진은 매우 난처한 상황이다. 또 ‘연예가중계’ ‘출발! 비디오 여행’ ‘동물농장’은 20년 가까이 출연하고 있어 그의 존재감을 하루아침에 지우는 일도 쉽지 않다.

김생민은 지난해 말 언론 인터뷰에서 “시청자 입장에서 ‘정말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 각오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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