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스에게 ‘ML 꿈’만큼 자리 잡은 ‘KT 장수 외인’

입력 2018-04-04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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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로하스. 스포츠동아DB

멜 로하스 주니어(28·KT)의 지난 겨울 일과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휴식, 둘 뿐이었다. 지난해 대체 외인 타자로 팀에 합류한 그는 타율 0.301에 18홈런으로 KBO리그에 연착륙한 뒤 재계약까지 성공했다. 외국인 선수로는 다소 호리호리한 편이었던 그는 지난 겨울 근육량만 8㎏을 늘린 채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벌크업’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로하스는 3일까지 개막 9경기에 모두 중견수로 선발출장해 타율 0.308, 4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KT가 시즌 초반 6승3패로 상승세를 타는 데 그의 역할이 크다. 그는 “이만큼의 근육량 증가는 처음이라 나도 반신반의했지만 약간의 시행착오를 거친 뒤 적응을 완벽히 끝냈다”며 “타격은 전염성이 강하다. 내가 팀 타선을 이끄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우람한 근육질 체형에 타석에서 뿜어내는 위압감까지…. 팬들은 로하스에게서 에릭 테임즈(밀워키)를 떠올린다. 로하스는 “테임즈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다. 하지만 그가 KBO리그에서 어떤 선수였는지는 익히 안다. NC를 넘어 KBO리그 전체에 팬덤이 확실한 선수다. 비교 자체가 영광이다. 더 잘하라는 의미로 알겠다”고 말했다.

최근 테임즈를 비롯한 많은 외인들이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 무대를 다시 밟는, ‘재취업’에 성공하고 있다. 트리플A에서만 4시즌 뛰었을 뿐, 빅리그 경험이 없는 로하스에게도 메이저리그 도전은 야구 인생의 꿈이다. 로하스는 “팀을 포스트시즌에 이끈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평생의 소원이기 때문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빅리그가 여전히 내 꿈이긴 하지만, KT에 남아 오래 뛰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 내가 잘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또 하나의 동기부여가 생긴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감독님이 말씀하신 5할 승률, 5강 도전은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는 해낼 수 있는 팀이다”고 덧붙였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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