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이어 첫 홈런 때린 오타니, 투타 완벽 조화

입력 2018-04-04 1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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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23·LA 에인절스)가 이번에는 방망이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오타니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경기에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점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틀 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 첫 선발 등판해 6이닝 3실점으로 데뷔전 승리를 따낸 오타니는 클리블랜드전에서 데뷔 첫 홈런과 함께 맹타를 휘두르며 ‘이도류’의 성공 가능성을 드높였다.

오타니는 2-2로 맞선 1회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오타니의 타석 때 클리블랜드 선발 조시 톰린이 폭투를 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오타니는 계속된 2사 2·3루 상황에서 톰린의 6구 119㎞짜리 커브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이 타구는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며 3점 홈런이 됐다. 오타니가 올 시즌 6번째 타석 만에 신고한 첫 홈런이다.

이후에도 오타니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3회 자신의 두 번째 타석에선 2루수 글러브를 맞고 외야로 빠져나가는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8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다시 한 번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풀 카운트 승부 끝에 가운데 몰린 빠른 공을 놓치지 않고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어 르네 리베라의 투런 홈런 때는 직접 홈을 밟아 두 번째 득점도 올렸다. 에인절스는 이날 오타니의 활약과 투타 조화에 힘입어 클리블랜드를 13-2로 대파하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오타니의 빅리그 데뷔 홈런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선발승을 거둔 선수가 다음 경기에 곧바로 투수가 아닌 타자로 출전해 홈런을 기록한 것은 97년만의 일이다. 1921년 뉴욕 양키스에서 뛴 베이브 루스 이후 오타니가 처음이다.

시범경기의 부진을 떨쳐낸 오타니의 특급 활약에 일본 열도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오타니의 홈런 소식을 대서특필한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경기 후 오타니는 “설마 타구가 담장을 넘어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정말 기쁘다”며 “만루에서 폭투로 주자가 홈을 밟은 것이 컸다. 덕분에 마음이 편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안타를 친 4번째 타석에서는 스윙을 작고 간결하게 가져갔다. 투수의 공이 빨라서 좋은 타격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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