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외국인선수 첫 탈락의 저주

입력 2018-04-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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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kt 시스코-전 한화 모건(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한화 이글스

외국인 선수 특히 투수는 팀 전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특히 국내 선수 중 완성형 선발 투수의 숫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더 그렇다. 외국인 투수에 대한 가치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연봉에 잘 나타난다. 외국인 타자 역시 그 능력에 따라 타 팀보다 확실히 전략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카드가 된다.

그러나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외국인 선수도 낯선 리그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10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지난 3년 동안 동안 무려 29명이 시즌 중 비행기를 타고 고국으로 돌아갔다(개막 로스터 합류 이후 교체 기준). 한 시즌 평균 9.7명이다.

외국인 선수 중 투수의 공백은 매우 치명적이다. 최근 각 구단은 외국인 투수를 모두 선발 투수로 활용하고 있다. 모두 팀 내에서 1~3선발 역할을 한다. 에이스도 다수다. 갑자기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 할 경우 팀 마운드 전체가 흔들린다.

전 두산 루츠-전 삼성 벨레스터(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첫 번째 탈락의 저주

2015년 1군에 데뷔한 KT는 신생팀 혜택으로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했고 시즌 초반 투수 3명을 선발진에서 활용했다. 그러나 그 해 앤디 시스코가 6월 3일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로는 가장 첫 번째로 팀을 떠났다. KT는 에이스 후보로 기대했던 필 어윈마저 7월 4일 불가피하게 방출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15시즌 첫 번째 퇴출 외국인 선수는 5월 13일 나란히 팀을 떠난 한화 나이저 모건과 두산 제크 루츠로 모두 야수였다. 두산은 탄탄한 팀 전력으로 공백을 최소화했지만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혼란이 컸다.


2016년 첫 번째 탈락은 삼성 투수 콜린 벨레스터로 5월 18일 팀을 떠났다. 벨레스터는 단 3경기에 등판해 12.1이닝 동안 20안타 14실점했다. 당시 삼성 사령탑이었던 류중일(현 LG)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시즌 중 교체되면 참 답답해진다. 새 외국인 선수를 알아보고 계약하고 비자 발급받고 적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아쉬워했다. 삼성은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알렌 웹스터까지 약 2개월 뒤인 7월 11일 웨이버 공시했다. 무려 5년 연속 시즌 1위에 올랐던 삼성은 그 해 9위로 추락했다. 같은 해 한화는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6월24일 부상으로 팀을 떠나며 꿈에 그렸던 가을야구 진출에 먹구름이 꼈다.

전 넥센 오설리반. 스포츠동아DB



● 2018년 첫 탈락은 누구?

2017시즌에는 넥센 투수 션 오설리반이 5월 3일 가장 처음으로 한국을 떠났다. 총액 110만 달러를 받으며 큰 기대를 받았지만 3경기 2패, 방어율 15.75의 기록을 남겼다. 넥센은 결국 초반 혼란을 극복하지 못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8년 이제 막 시즌이 시작됐지만 벌써 KBO리그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선수들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 리살베르토 보니야에 대한 의문부호가 가장 크다. 정상급 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롯데 펠릭스 듀브론트도 반전이 필요하다. 2경기 방어율이 8.10에 이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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