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여성 영화감독 카우테르 벤 하니아, 6월 내한

입력 2018-04-10 08: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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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여성 영화감독 카우테르 벤 하니아, 6월 내한

여성혐오와 성폭력을 고발하는 영화로 아랍 사회뿐 아니라 칸영화제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화제를 일으킨 카우테르 벤 하니아 감독이 오는 6월 내한한다. 국내 유일의 아랍 중심권 영화제인 제7회 아랍영화제는 동시대 아랍 여성의 목소리를 부각하는 특별 섹션을 기획하고, 카우테르 벤 하니아 감독 초청을 확정했다. 벤 하니아 감독은 6월 1일부터 6일까지 개최되는 아랍영화제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는다.

올해 아랍영화제는 동시대 아랍 여성의 목소리를 부각하는 특별섹션 ‘포커스 2018: 일어서다, 말하다, 외치다’를 기획, 카우테르 벤 하니아 감독의 대표작 ‘튀니지의 샬라’와 최신작 ‘뷰티 앤 더 독스’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을 다룬 영화 ‘그녀는 시를 쓴다’를 상영한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억압을 고발하는 영화와 아랍의 사회파 여성 감독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에 한국 관객들의 높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기대된다.

날카로운 문제의식으로 작품마다 뜨거운 화제를 일으키며 아랍영화계 문제적 여성 감독으로 부상한 벤 하니아 감독은 다큐멘터리스트로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튀니지 내 여성혐오를 고발하는 모큐멘터리 ‘튀니지의 샬라’(2014)와 성폭력 피해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 ‘뷰티 앤 더 독스’(2017)로 연달아 칸영화제에 초청돼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인으로 입지를 다졌다. 감독은 튀니지에서 영화학교 졸업 후 프랑스의 명문 영화학교인 라 페미스에서 시나리오 작법을 공부했으며 파리 소르본대학원에서 영화학을 전공했다. 주제의식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영화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아랍 영화계의 블루칩으로 거론된다.

2014년 칸영화제 ACID(프랑스독립영화배급협회)에 초청받은 ‘튀니지의 샬라’는 카우테르 벤 하니 감독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을 모큐멘터리라는 실험적 방식으로 드러낸 대표작이다. 10여년 전 튀니지에서 벌어진 여성혐오 범죄 가해자 ‘샬라’를 감독이 직접 찾아가는 독특한 설정이 눈에 띈다. 샬라의 행적을 집요하게 쫓는 과정에서 만나는 뭇 남성들의 얼굴을 통해 감독은 ‘여성혐오의 평범성’을 드러낸다.

2017년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오른 ‘뷰티 앤 더 독스’는 감독의 주특기인 체제 비판적 시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2010년부터 1년간 지속된 튀니지 민주화 혁명인 ‘재스민 혁명’ 이후의 아랍 내에서 증폭되고 있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카메라를 통해 포착한 해당 영화는 2012년 튀니지 사회에 파문을 일으킨 성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경찰의 2차 가해 사건을 모티프로 한 극영화다. 영화 전체를 단 9개의 롱테이크 씬으로 구성해 사건의 긴박함과 사실성을 극대화했다. 날카로운 메시지와 세련된 미장센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수작으로 주인공 마리암의 분투기를 통해 튀니지 사회의 관료주의 폐해와 사회에 만연한 여성 억압을 고발한다.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운 아랍 영화인을 초청해 매년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던 아랍영화제는 올해 아랍의 사회파 여성 감독 카우테르 벤 하니아를 초청해 더욱 뜨거운 이슈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제7회 아랍영화제는 오는 6월 1일부터 6일까지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6일간 열린다. 그간 무료로 진행해온 아랍영화제는 보다 나은 영화관람과 관객서비스 개선을 위해 올해부터 유료로 진행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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