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손호영 “뮤지컬배우 10년 차, ‘삼총사’ 무게 짊어지고 열심히 할 것”

입력 2018-04-10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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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손호영 “뮤지컬배우 10년 차, ‘삼총사’ 무게 짊어지고 열심히 할 것”

가수가 아닌 뮤지컬배우 손호영으로 활동한 지 어느새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강산도 변한다는 그 세월 동안 그 역시 매우 단단해졌다. 공연 보는 것이 좋았다는 손호영은 문득 뮤지컬이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정말 우연한 기회에 ‘싱글즈’로 첫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자신감만으로 관객들의 앞에 서는 일은 쉽지 않았다. 뮤지컬 배우에겐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 태연함, 그야말로 철판이 있어야 하는데 원조 아이돌 그룹 god 멤버로 최정상에 섰었음에도 손호영은 무대 위의 자신이 부끄러웠고 자신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손호영은 ‘싱글즈’, ‘페임’, ‘올슉업’, ‘패스트’, ‘금강1894’를 거쳐 꾸준히 성장했고, 연기 10년 차에 전설의 레전드급 뮤지컬 ‘삼총사’의 10주년을 함께하게 됐다.

“제가 10주년이라고 운이 좋았는지 좋은 작품으로 10년을 맞이하게 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요. 정말 잘해야지 하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뮤지컬 ‘삼총사’는 알렉산드로 뒤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2009년 초연을 시작해 10주년을 맞이했다. 17세기 프랑스 왕실 총사가 되기를 꿈꾸는 달타냥이 전설적인 총사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를 만나 루이 13세를 둘러싼 음모를 밝혀내는 이야기를 신나고 유쾌하게 풀어낸다.

올해는 달타냥 역에 엄기준, 손호영, 서은광. 아토스 역에 신성우, 유준상, 김준현. 아라미스 역에 민영기, 박민성, 손준호. 포르토스 역에 김법래, 이정수가 호흡을 맞춘다.




특히 달타냥 역은 20대 서은광, 30대 손호영, 40대 엄기준으로 이어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손호영만의 달타냥은 어떻게 그려낼 생각일까.

“서은광 배우는 평소 성격도 그런데 귀엽고 착하고 통통 튀는 매력이 있어요. 엄기준 형님이야 두말할 것 없이 달타냥을 10년을 해오셨고, 형님만의 능수능란하고 능글맞은 달타냥이 있고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가장 중간인 것 같아요. 장점은 힘 있게 앞으로 돌진하는 에너지를 뿜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달타냥이 가진 에너지를 가장 많이 발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 않을까 합니다.”

화려한 라인업만으로도 ‘삼총사’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졌고, 3월 16일 첫 막을 올린 후 현재까지 매진 행렬에 이어 호평까지 쏟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화제성은 단연 배우들의 찰떡같은 호흡이 있기 때문에 가능할 터.

“모두 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특히 유준상 형님의 에너지가…. 매일 새 건전지로 갈아 끼우고 오시는 것 같아요. 그런 면이 저와 비슷하신데 그 에너지에 제가 밀려서 더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웃음). 매일 하시는 말씀이 ‘최선을 다 하는 것’이에요. 항상 열심히 하시고…모두 힘을 얻습니다. (작품 들어가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걱정이 없어졌습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손호영은 올해로 뮤지컬 배우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아쉬운 작품도 있었을 테고 깊게 자리 잡은 작품도 있었을 것. 그에게 지나온 세월은 어떤 의미이고, 또 어떻게 달라져 있는지 물었다.

“아쉬운 작품은 ‘페임’이요. 그때 제가 앨범 활동이랑 같이 하고 있었는데, 음악방송 시간이랑 공연 시간이 겹쳐지는 바람에 공연에 늦은 적이 있어요. 관객들에게 너무 미안하니까 집중이 도저히 안 되더라고요. 기억에 남는 작품은 ‘패스트’. 역할이 진지했는데, 연습할 때 그렇게 즐겁더라고요. 배우들도 정말 집중을 잘했고요. ‘대박나겠다’며 행복하게 공연을 올렸는데, 힘들어진 작품이죠(웃음).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많이 달라졌어요. 배우로서의 마음가짐, 지금까지 배워온 것들, 작품을 해오면서 똑같은 내가 있는데 많이 성장해 있다는 걸 느껴요. 연기 적인 부분, 해석이나 무대 위 노하우 같은 것들. 연출과 배우들을 통해 제가 갖고 있던 버릇도 많이 잡았어요. 제가 해석한 게 다 맞는 게 아니거든요. 다른 방향이 무궁무진하게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꽤 오랜 시간 뮤지컬 무대에 선 손호영 이지만, 앞서도 언급했듯 작품 수는 많지 않다. 왜 다작을 하지 않았을까. 이 때문에 대중들은 그가 가수인지, 뮤지컬 배우인지 혼란스러워 하기도 한다.

“겹쳐서 하는 걸 싫어해요. 둘 다 놓칠 것 같고, 집중을 못할 것 같아서요. 하나만 해도 부족할 것 같은데 분산돼 하면 얼마나 부족하게 느껴질까 불안해요. 뮤지컬과 앨범, 방송 등 모든 활동에 있어서 두 가지를 병행하지 못 하겠더라고요. ‘페임’이 그래서 아쉬웠죠. 뭐 그러다보니까 대중들이 보기엔 직업이 고정적이지 않으니까 혼란이 오는 것 같아요. 놓치는 작품도 많고 시간 낭비도 많이 한 것 같은데 나름대로 정해놓은 룰 같은 거예요. 저만의 방식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 속에서 손호영이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뮤지컬 배우로서 더욱 성장하는 것”이었다.

“지치지 않을 자신이 있어요. 저만의 이미지와 색깔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형화된 것이 있을 텐데… 가수 손호영과 뮤지컬 배우 손호영이 만나 중간의 어디쯤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거라는 욕심이 있어요. 어떤 작품을 만나서 그 장점을 살랄 수 있다면 충분히 (작품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마음으로 늘 도전하고 저만의 색깔을 각인시키고 싶어요.”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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