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 공격수 주가 올리는 김신욱-말컹

입력 2018-04-11 14: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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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스트라이커는 가장 돋보이는 포지션이다. 최전방에서 득점을 책임지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머리 속에 그려지는 스트라이커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드리블을 치고 나가 골을 터뜨리거나 화려한 개인기술과 슈팅으로 공격을 마무리 하는 모습이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세계 축구를 뒤흔든 호나우두(은퇴·브라질)나 아스널의 전설로 활약한 티에리 앙리(은퇴·프랑스) 등이 스트라이커 이미지에 부합하는 스타들이다.

스트라이커의 득점 기술 중에는 헤딩도 빼놓을 수 없다. 세트피스나 역습에서 비롯된 크로스가 문전으로 올라오고, 이를 헤딩 골로 연결하는 모습도 축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스피드와 개인기술, 여기에 180㎝대 신장으로 공중볼 처리에도 능한 스트라이커들이 부각됐다.

다만 190㎝대의 장신 스트라이커들은 공중 볼에는 확실한 이점이 있지만 순발력이 떨어져 빠른 대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여기에 2000년대 중반부터는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하는 축구가 주를 이루면서 장신스트라이커의 가치가 떨어졌다.

그러나 K리그에서는 최근 2~3년 사이 장신 스트라이커의 가치가 엄청나게 올랐다. 토종 장신 스트라이커인 전북 현대의 김신욱(30·197㎝)과 경남FC의 ‘브라질특급’ 말컹(24·196㎝)은 2미터에 가까운 신장에 민첩성까지 갖췄다. 수비수들의 장신화가 이뤄졌다고 하지만, 이들의 신장이 워낙 압도적이다 보니 높이에서 확실한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

전북과 경남은 아예 이들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측면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더 활발히 가져가면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골로 연결이 되지 않더라도 김신욱, 말컹의 머리를 맞고 떨어진 볼로 2차 공격에 나설 수도 있어 공격 전술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데에도 유리하다. 특히 말컹의 대성공으로 외국인선수 선발 시 장신 스트라이커 영입을 고려하는 팀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키 큰 공격수는 굼뜨다’는 편견은 옛말이다. 장신 스트라이커는 이미 K리그 골잡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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