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커의 득점 기술 중에는 헤딩도 빼놓을 수 없다. 세트피스나 역습에서 비롯된 크로스가 문전으로 올라오고, 이를 헤딩 골로 연결하는 모습도 축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스피드와 개인기술, 여기에 180㎝대 신장으로 공중볼 처리에도 능한 스트라이커들이 부각됐다.
다만 190㎝대의 장신 스트라이커들은 공중 볼에는 확실한 이점이 있지만 순발력이 떨어져 빠른 대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여기에 2000년대 중반부터는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하는 축구가 주를 이루면서 장신스트라이커의 가치가 떨어졌다.
그러나 K리그에서는 최근 2~3년 사이 장신 스트라이커의 가치가 엄청나게 올랐다. 토종 장신 스트라이커인 전북 현대의 김신욱(30·197㎝)과 경남FC의 ‘브라질특급’ 말컹(24·196㎝)은 2미터에 가까운 신장에 민첩성까지 갖췄다. 수비수들의 장신화가 이뤄졌다고 하지만, 이들의 신장이 워낙 압도적이다 보니 높이에서 확실한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
전북과 경남은 아예 이들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측면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더 활발히 가져가면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골로 연결이 되지 않더라도 김신욱, 말컹의 머리를 맞고 떨어진 볼로 2차 공격에 나설 수도 있어 공격 전술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데에도 유리하다. 특히 말컹의 대성공으로 외국인선수 선발 시 장신 스트라이커 영입을 고려하는 팀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키 큰 공격수는 굼뜨다’는 편견은 옛말이다. 장신 스트라이커는 이미 K리그 골잡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