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도청·폭력미화NO, 이지은 최고”…‘나의아저씨’ 말말말 (종합)

입력 2018-04-11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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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도청·폭력미화NO, 이지은 최고”…‘나의아저씨’ 말말말 (종합)

기대만큼 우려도 높았던 ‘나의 아저씨’ 제작진과 배우들이 말하지 못한 아야기들을 쏟아냈다.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 타임스퀘어 아모리스 컨벤션에서는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배우 이선균, 이지은(가수 아이유), 박호산, 송새벽, 김원석 PD 등이 참석했다.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아저씨 삼형제와 거칠게 살아온 한 여성이 서로를 통해 삶을 치유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또 오해영’의 박해영 작가가 집필을, ‘미생’, ‘시그널’의 김원석 PD가 연출을 맡아 주목받고 있다.

연출을 맡은 김원석 PD는 “(흥행에 대해)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부담감이 컸다. 그런데도 ‘나의 아저씨’는 그동안 내가 연출한 드라마의 연장선상에 있는 드라마다. 같이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느낌이다. 조금이나마 인생이 바뀌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 이야기 중에 특히 남자 시청자도 같이 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한국 드라마가 남자 시청자도 같이 시청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나의 아저씨’가 물론 아저씨만 주인공이 아니고 여자 주인공도 있지만, 남녀가 서로 만나서 교감하고 소중한 사람이 되는 이야기”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감 시청률에 대해서는 “‘미생’, ‘시그널’보다 높다. 사실 이 드라마는 tvN에서 편성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그런데도 내가 체감하는 시청률은 높다. 지금까지 연출한 그 어떤 작품들보다 가장 많은 연락이 오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에게 좋은 연락이 많이 온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방송 초반에는 ‘불륜’을 미화하는 작품이라는 오해를 받았다. 또 ‘도청’, ‘여성 폭력’ 등 다소 민감한 장치들이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대해 김원석 PD는 “많이 오해가 풀렸다고 말하지만, 완전히 풀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건 알 수 없다. 체감으로 느끼는 건 ‘왜 이제 나의 아저씨라고 하는지 알겠다’는 사람들이 생겼다. 그래서 ‘나의 아저씨’라고 했을 때 ‘나의’는 ‘내 남자’, ‘나의 남자’라고 할 때 이성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표현할 때 의미도 있지만 ‘나의 엄마’, ‘나의 친구’, ‘나의 이웃’처럼 누군가 굉장히 소중한 사람이 됐다는 생각에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이 드라마는 아주 소중한 사람이 되는 얘기다. 안 어울려보는 사람들이. 소중한 감정이라는 건 기존에 있는 개념으로 설명이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작가님의 대본을 읽으면서 감정이 좋아서 연출을 결심했고, 그게 온전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다. 현재 14회 대본이 나온 상황에서 이 좋은 대본을 어떻게 잘 표현할까 생각하고 만들고 있다. 그런 지점에서 기대하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또 “‘나의 아저씨’를 코미디라고 생각한다. 코미디가 제일 하고 싶은 장르면서도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제가 생각하는 코미디의 핵심은 아주 팍팍한 현실 속에서 피어나는 웃음이다. 그 현실이 어렵고 우울한 건 현실적으로 많은 이야기지 않나. 그런 게 있는 건 사실이고, 그 안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웃음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더 기대를 하셔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청과 폭력에 대해서는 “잘못된 행동이다. 있어서는 안 된다. 그것을 미화하고 조장하는 목표로 한 것은 아니다. 극적인 장치다. 매개체로 쓴 것뿐이다. 도청과 폭력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제작진의 진심을 점점 알아봐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극적 논란 외에도 이지은 역시 연기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보통의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여주인공 캐릭터에 대해서는 이지은 역시 이해하고 독특함을 느끼고 있다. 이지은은 “이지안은 상처가 많은 캐릭터라 초반에는 몰입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이)지안이한테 동화되고 휘둘리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감독님의 도움이 컸다”며 “지안이가 어른들을 만나며 성장하는 것처럼 나도 마음이 가벼워지고 조금씩 밝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촬영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그 어떤 촬영장보다 많이 배우고 싶다. 극 중 지안이는 여주인공이데, 초반에 모든 논란과 문제를 만들고 다닌다. 착하고 밝고 건강한 느낌이 아니다. 되게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도 지안이를 통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과정에 매료됐다. 그래서 이 작품을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도청, 폭력 등의 극적 장치에 대해서는 “지안이가 도청을 하고 폭력에 휘말렸다. 내가 연기를 하면서도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나는 지안이처럼 느끼고 행동을 해야 하니까 이것으로 인해서 어떤 메시지를 줘야한다는 생각보다 지안이가 왜 이렇게 행동을 했는지 쫓고 거기에 대해서만 고민을 하고 연기로 표현해내고 있다. 그런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는 것에 대해 이지은으로서 말씀을 드린다면 지안이가 도청을 하고 폭력에 휘말린다는 것이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 ‘도청을 해야겠다’, ‘폭력이 좋은 거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 설명했다.


이지은은 “그냥 ‘저거 안 되는데’, ‘저 정도로 끔찍한 현실에 놓여 있구나’, ‘저건 비윤리적인 행동인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드라마에서 그걸 감추려고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연기를 할 때도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지안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건 우리 모두가 아는 거다”고 말했다.

성추문으로 갑작스럽게 작품을 하차한 오달수를 대신해 박상훈 역을 맡게 된 박호산은 “급한 팀이었다. 내가 빨리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솔직히 출연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바람직한 사례는 아닐 수 있지만, 그걸 열외로 하면 훌륭한 팀이다. 숟가락 하나 얹으면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시간 단축을 위해 많은 배려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중반부를 넘어선 ‘나의 아저씨’. 제작진과 배우들은 제작발표회를 통해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이날 쏟아냈다. 오해와 논란, 캐스팅 과정 등 해명할 부분은 해명하고, 바로잡을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김원석 PD는 이지은을 캐스팅한 배경에 “이지은에 대해 말을 아끼겠다. 말로는 할 수가 없다”며 “다만, 이 말 한 마디만 하겠다. 이지은이 생각하는 이지안 보다, 내가 생각하는 이지안의 모습이 항상 조금 더 부족하다”고 극찬했다.


이후 김원석 PD는 울컥한 모습을 보여주며 눈물을 흘렸다. 김원석 PD는 “사실 박동훈 캐릭터가 내 모습이다. 울컥울컥 잘 한다”라고 전했다. 그 모습에 배우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지은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오묘한 조합니다. 그럼에도 아직 이 작품이 풀어가야 할 숙제는 많다.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그것. 과연 ‘나의 아저씨’는 시청자들이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을 어떻게 채워 나가고, 마무리할지 주목된다.

방송은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 30분.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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