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지난날 반성”…KBS 뉴스, 새 얼굴로 신뢰 회복할까(종합)

입력 2018-04-13 1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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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지난날 반성”…KBS 뉴스, 새 얼굴로 신뢰 회복할까(종합)

KBS 뉴스가 새로운 변화를 꾀했다. 파업 이후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는 KBS는 새로운 앵커로 새로운 뉴스를 만들겠다는 다짐이다.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에서는 KBS뉴스 앵커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통합뉴스룸국장 및 신임 뉴스 앵커 평일 ‘KBS 뉴스9’ 김철민 기자, 김솔희 아나운서, 주말 ‘KBS 뉴스9’ 한승연 기자, 김지원 아나운서, ‘뉴스라인’ 이각경 아나운서, 김태욱 기자, ‘뉴스광장’ 박주경 기자, 이랑 기자가 참석했다.



KBS 뉴스 기자간담회 시작 전 새로 부임한 KBS 양승동 사장은 앵커들에게 꽃다발을 전하며 새로 부임한 것에 대한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날 김태선 국장은 “KBS 뉴스는 많이 후퇴했다.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우리들이 가을부터 싸움을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 그 싸움은 계속 됐다. 그 싸움의 결과로 새로운 리더십이 각 면모를 발하고 있다. KBS 앵커 교체는 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8인이 월요일부터 KBS 뉴스를 진행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선발 과정은 공모 과정을 거쳤다. 많은 분들이 공개 오디션에 참여했다. 1차로 실무자 평가를 마치고, 실무자 평가를 토대로 국장단 평가가 이뤄졌다. 이 국장단 평가에는 아나운서실의 여러 간부들이 참석을 했다. 보도국의 국장단이 참석해서 공개적으로 평가했다. 한 분 한 분 보시면 훌륭한 분들이다. 지난 시기 언론인의 본분을 지키려고 노력한 분들이다”고 선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개혁성과 전문성, 안정감과 참신함이 조화를 이루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려고 한다. 기획, 취재, 제작, 전달 과정에 앵커들이 개입하고 관여해서 앵커 중심의 뉴스 체제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각 뉴스를 맡은 새 얼굴들은 각자의 각오를 전했다. 가장 먼저 박주경 “새로운 문구가 걸려있다. ‘사실을 넘어 진실을 찾는 뉴스’를 가슴에 새기고 있다. KBS가 피상적 사실의 나열에 치중된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사실도 제대로 사실로 정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비판과 지적, 겸허히 새기고 있다. KBS 뉴스를 떠받치는 기둥, 만들어가는 근간은 사실 앵커들이 아니고 1선 기자들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현장을 발로 뛰고 있는 기자들이 KBS 뉴스를 만드는 것이다. 그 기자들이 이번만큼은 KBS 뉴스를 제대로 바꿔야겠다는 결기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분명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랑 기자는 “이 슬로건을 보고 가슴이 뛰기도 하고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제 동기가 세월호 관련 뉴스를 단독으로 보도하면서, ‘기레기’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을 한 발짝 바꿔 나가겠다고 뉴스에서 직접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나 역시 그런 진실을 찾아가는 목소리를 힘 있게 전달하는데 일조하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철민 앵커는 “KBS 뉴스가 많이 망가졌다.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신뢰를 잃었다. KBS가 환골탈태하는 첫 걸음이다. 과거의 KBS 뉴스가 세월호 참사 때 대형 오보를 했고, 국정농단 사건 때도 보도참사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럼 부끄러운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런 혁명을 도모하게 된 계기는 촛불 시민들의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KBS가 시청자에게 돌아가지 못하면, KBS는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거다. 앞으로는 시청자만 바라보고 걸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솔희 아나운서는 “올해로 입사 10년 차다. 그동안 생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다음 주부터 9시 뉴스 앵커를 맡게 됐다. 지금까지 생방송을 맡고 여러 가지 부서에서 일을 하며 쌓은 내공을 발휘해보겠다”고 기대를 높였다.

한승연 앵커는 “며칠 뒤면 세월호 참사 4주기다. 현장에 있던 여러분이 나를 두 번 죽였다고 말했던 피해자의 아버지의 말에 가슴이 아팠다. 그만큼 KBS가 잘못한게 많은데, 촛불 시민들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셨다. 앞으로 새로운 KBS 뉴스는 국민에게 지고 있는 빚을 갚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전했다.

김지원 앵커는 “그동안 새내기 때부터 뉴스를 하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만약 부끄러운 뉴스를 전할 상황이 온다면, 그래도 나는 앵커가 되고 싶은가 고민하며 꿈을 꾸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같이 한 마음으로 양심에 따라 전하고, 취재하며 부당한 요구에는 대항할 것이기 때문에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거라고 생각한다.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욱 앵커는 “앵커를 맡으면서 가장 중요한 게, 어떻게 뉴스를 진행할 것인가다.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건 언론의 회복이라고 본다. 지난 9년간 KBS 뉴스가 제대로 된 뉴스를 전달했는가에 대한 반성이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다. KBS 뉴스가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반성도 든다. 뉴스 본연의 뉴스, 언론 본연의 언론 그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게 우리 뉴스가 나아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각경 앵커는 “새롭게 변하는 모습을 기대해달라는 말을 하고 있다. ‘뉴스라인’은 하루를 마감하는 뉴스다. 우리 뉴스를 보시고 찡그리면서, 화나면서 잠들지 않게 진실 되고 공정한 뉴스를 전달하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철민 앵커는 구체적 변화의 계획에 대해 “뉴스에서 앵커의 역량이 중요하다. 그래도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 뉴스 경쟁력을 앵커로 회복시키는 시대는 지났다. 종편이나 대안매체에도 좋은 뉴스 진행자들이 있다. 그 분들이 국민의 사랑을 받은 건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뉴스를 볼 때 시청자들은 사실 속의 맥락을 보고 싶어 하는 건데, KBS 뉴스가 그 맥락을 파헤치지 못했다. 맥락을 찾는 노력을 안 했다. 위에 계신 분들이 불편해 하고, 시청자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KBS에는 공영방송의 DNA가 남아있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약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게 남아있다. 그래서 앵커의 영역이 중요하겠지만 기자들에게 각인시키면 뉴스 경쟁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뉴스는 대부분 중년의 남자 앵커, 어린 여성 앵커의 조합으로 진행되곤 했다. 이번 KBS 뉴스 새 얼굴들에서는 이런 모습이 두드러지지 않는 부분. 이에 대해 김솔희 앵커는 “대부분의 남녀 MC는 중년의 남성과 젊은 미혼의 여성 MC로 구성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뉴스는 젊은 여성 아나운서가 맡았다. 나는 지금까지 입사 10년차의 아나운서다. 이런 경우가 없었다. 여성 앵커의 기수가 낮아지고 있었는데, 다시 높아지고 있다. 내 목소리를 더 찾아오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메인 뉴스 앵커가 된 것도 그렇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노력하겠다”고 당부했다.

한승연 기자는 젊은 시청자 층의 유도에 대해 “젊은층이 KBS를 안 보는 건 사실이다. 젊은 세대들이 공감하는 뉴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트렌드보다는 77만원으로 대변되는 청년층의 아픔과 애환을 공감하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뉴스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도 해야 할 것이다. 다 같이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김철민 앵커는 “편파성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무미건조한 뉴스만 했고, 갈증을 풀어주지 못했다. 당분간 편파적이라는 이야기를 듣더라도, 여러 가지 사건의 이면을 파헤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형식을 통해서라도 깊이 있게 해석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했다.

이어 그는 새 뉴스의 출발 날짜가 세월호 4주기 날짜와 겹친 것에 대해 “날짜가 공교롭게 세월호 4주기와 겹쳤다.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큰 빚이 있다. 오보 사태로 사장이 물러났고, 그로 인한 파업도 있었다. KBS 뉴스 변화의 단초를 제공해주신 게 유가족이다. 그 분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특집 뉴스를 준비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오프닝과 클로징에 사죄 말씀을 드리고 시작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주경 기자는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4주기를 맞아서 어떤 멘트를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지금 4주기가 됐다고 해서 특집성 멘트를 하는 게 중요하는 게 아니라, 지금도 세월호의 실체를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시리즈를 시작했다. 그런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KBS 뉴스9’의 새 얼굴들은 오는 16일부터 KBS 대표뉴스의 진행을 맡게 된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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