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은희 안구 기증…세상 밝히고 떠나다

입력 2018-04-1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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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배우 고 최은희.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생전 기증 서약·장례 간소화 유언

고 최은희는 배우로서 극적인 삶뿐 아니라 그 인간적 따스함으로 세상을 밝히고 있다. 19일 발인을 앞두고 생전 고인이 남긴 삶의 온기가 시선을 모은다,

고 최은희가 2010년 사후 안구 기증을 서약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최은희는 당시 천주교 서울대교구 천주교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장기기증 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사후 안구를 기증하겠다는 서약을 했다. 남편 신상옥 감독을 떠나보낸 뒤 이 같은 결심을 굳히고 실천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고인은 생전 신 감독과 사이에 아이를 얻지 못하면서 두 명의 자녀를 입양해 키웠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모친을 모시다 마지막 길을 임종한 신정균 감독이다.

이어 신 감독이 1970년대 말 배우 고 오수미와 사이에 두 명의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에 결국 이혼했지만 이 두 자녀도 자신의 자녀로 들였다. 두 사람과 네 명의 자녀는 오수미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순간을 지켜주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 맏사위는 2006년 신 감독이 세상을 떠나기 전 간 이식을 해준 사실도 알려지면서 최은희가 지닌 자식사랑의 깊이를 알게 했다.

16일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 생전 간소한 장례 절차를 원했고 이를 유언으로 남겼다는 사실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가 한국영화계에 기여한 점에 비춰 영화관계자들은 영화인장을 적극 검토하고 유족에게도 이를 권유했다. 하지만 결국 고인의 유언대로 간소한 가족장으로 19일 오전 발인하기로 했다.

고인은 경기도 안성 천주교 공원묘지에 영면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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