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의 다큐화…‘웃음과 재미’에 느낌표 플러스

입력 2018-04-2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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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와 컬래버레이션을 이룬 예능프로그램이 잇따라 방송돼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재미와 힐링을 안기고 있다. 사진은 MBC 교양본부가 내놓은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진행자들. 사진제공|MBC

MBC 파일럿예능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교양본부서 일부 제작…다큐 가미
고립다큐 ‘숲속의 작은 집’도 눈길


방송가에서 예능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의 융·복합이 활발해지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이 ‘웃음과 재미’라는 고유의 영역을 넘어 다큐멘터리와의 크로스오버가 이뤄지면서 ‘보고 느끼는 재미’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현재 방송중인 케이블채널 tvN ‘숲속의 작은 집’은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라는 설명이 뒤따르는 프로그램이다. 소지섭과 박신혜가 제주도 산속에 마련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 프로그램은 인위적인 설정을 지양하고, 자연 그대로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접근법이 색다르다. 나무, 물, 바람, 공기까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이를 통해 작위적인 설정을 통한 웃음기를 걷어내고 오로지 출연자들의 행동에서 만들어지는 자연스러운 재미를 추구한다. 특히 연출자가 나영석 PD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나 PD는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윤식당’ ‘신서유기’ 등으로 극적인 재미를 연출해왔기에 그의 변신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가고 있다.

tvN ‘숲속의 작은 집’. 사진제공|tvN


앞서 ‘예능다큐’라는 부제를 붙여 2017년 연말 방송된 tvN ‘행복난민’은 행복한 근로와 행복한 교육이라는 두 가지의 큰 주제를 놓고, 출연자들이 덴마크를 방문해 우리나라와의 차이점 등을 분석하며 재미와 웃음보다는 정보제공에 치중한 바 있다.

MBC에서는 교양본부가 일부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하며 다큐멘터리의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 지난달 3월29일과 이달 4일, 2부작으로 방송한 ‘할머니네 똥강아지’는 관찰예능의 포맷을 띠고 있지만, 조손관계의 세대차이나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이해해가는 모습을 그려 호평받았다. 출연자 중 연기자 김영옥은 “예능프로그램이긴 하지만 교양본부가 제작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차별화에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MBC ‘할머니네 똥강아지’. 사진제공|MBC


12일부터 3부작으로 방송되는 파일럿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도 MBC 교양본부가 내놓은 예능프로그램이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인 박세미 등 며느리들이 고부관계에서 겪는 다양한 사건과 감정을 사실적으로 담아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 다소 불편하다는 반응도 제기되지만, 설정을 통해 만들어진 ‘연출’이 아니라는 점에서 공감도를 높인다. 이 프로그램은 정규 편성이 확정됐다.

특히 연출자인 정성후 PD는 ‘MBC 스페셜’ 제작에 10년간 참여하고 ‘아마존의 눈물’ ‘아프리카의 눈물’ ‘남극의 눈물’ 등의 인기 다큐멘터리를 기획한 인물. 그동안 다큐멘터리로 쌓은 실력을 예능프로그램에 접목해 시청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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