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연의 꼬리물기] ‘일주일째 음원차트 1위’ 닐로, 재발방지 위해 진상조사 필요

입력 2018-04-2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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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닐로. 사진제공|리메즈엔터테인먼트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닐로의 역주행’을 보고 있자면 이런 말이 절로 나온다. 한 무명가수가 뚜렷한 계기도 없이 음원발표 6개월 만에 시장점유율 1위인 멜론의 실시간차트 1위에 오른 일을 두고 어느 누구도 그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닐로 소속사 리메즈엔터테인먼트(리메즈) 측은 “어떤 편법도 쓰지 않았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SNS 마케팅의 힘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고 하고, 가온차트 수석연구원은 “역주행을 할 만한 직접적인 사건과 계기도 없었다”고 한다. 멜론 측은 “불법적으로 음원을 사용한 패턴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마케팅 목적이 음원차트 1위가 아니었기에 우리도 당혹스럽다”는 리메즈 측 입장에서는 억울할 일이다. 그러나 SNS 마케팅은 대부분의 연예기획사가 하는 일이지만 리메즈처럼 극적인 효과를 본 사례는 찾기 힘들어 의구심이 생기는 것이다. 리메즈 측 주장처럼 발라드 곡을 많이 듣는 밤 시간대에 관련 동영상을 SNS에 올렸다고, 음원차트 순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인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도저히 그 원인을 찾지 못해 누리꾼들은 “문체부에서 음원 사재기와 순위 변동 사건을 해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한 상태다. 문제는 이런 사례가 앞으로 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닐로의 역주행’을 예의주시하던 가요계도 심각성을 깊이 느끼고 ‘행동’에 옮기기로 했다. 음반기획사 매니저들이 주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은 ‘닐로 역주행’의 원인을 찾기 위해 자체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1위에 오르기까지 비정상적인 방법이 사용됐다고 판단되면 문화체육관광부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잡음과 혼란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닐로의 1위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는 음반기획사는 리메즈 측의 ‘마케팅 노하우’에 더욱 궁금증을 나타내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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