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열 기자의 CAR & TRACK] 첨단 신기술로 무장한 K9 “유럽 세단 덤벼!”

입력 2018-04-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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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은 대중차 브랜드라는 한계를 ‘인텔리전스 케어’라 명명된 다양한 첨단 신기술을 통해 넘어섰다. 주행 중 차선 변경시 후측방 영상을 클러스터에 표시하는 ‘후측방 모니터’(아래쪽)가 대표적인 기능이다. 549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도 상품성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사진제공|기아차

■ 6년 만에 풀체인지…기아차 ‘K9’ 시승기

계기판 후측방 모니터 기능 눈길
정숙성 굿…부드러운 주행 강조
유럽 세단과 가성비 경쟁력 충분

자동차 브랜드에서 플래그십 세단은 정체성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고, 최고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모델이다. 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 K9은 그런 면에서의 존재감이 지금까지 경쟁 차종들에 비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12년 출시 이후 6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온 THE K9은 ‘환골탈태’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 디자인, 기술, 감성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됐다. 서울 잠실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왕복 154km 구간에서 K9 3.3 마스터즈 AWD 모델을 시승했다.


● 고급감 강조한 감성 디자인 눈길

K9은 국내 시장에서 국산차로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EQ900와, 수입차 중에서는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 등과 경쟁해야 하는 숙명을 지녔다. 버겁지 않은 경쟁차가 하나도 없는 매우 어려운 전쟁터다.

K9은 이처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무기로 클래식한 감성을 더한 새 디자인, 첨단 주행 신기술, 감성 편의 사양, 경쟁력 있는 가격 정책 등을 택했다.

먼저 실내외 디자인을 보면 K9이라는 이름만 그대로 유지했을 뿐 전혀 다른 신차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파격보다 안정감과 중후함을 강조한 디자인이다. 인테리어의 고급감, 디테일한 마감 등도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해 손색없는 수준이다.

특히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모리스 라크로와와 협업해 만든 ‘아날로그 시계’는 실내 인테리어에서 전체적인 중심을 잡아주고 고급차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충분한 역할을 한다.

주간 주행이어서 분위기를 완전히 만끽하지 못해 아쉽긴 했지만 터널에서 경험한 실내 무드 조명(앰비언트 라이트)은 야경이 멋진 스카이라운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팬톤 색채 연구소와 협업해 만든 이 조명은 16개 부위에서 은은하게 빛나며 실내를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만들어준다.


● 첨단 주행 신기술로 차별화, 경쟁차보다 부드러운 주행 감성 구현

K9을 시승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새로운 첨단 주행 안전 신기술을 경험했을 때다. 올림픽대로 구간에 진입하며 차선 이동을 위해 방향지시등을 켜자 운전석 계기판의 속도계 화면에는 후측방 영상이 나타났다. K9에는 단순히 후측방 사각 지대에서 다가오는 차량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경보장치를 넘어서, 방향지시등 조작 시 해당 방향 후측방 영상을 실시간으로 계기판을 통해 보여주는 ‘후측방모니터’(BVM) 기능이 있다. 인텔리전스 케어(Intelligent Care)라는 첨단 안전 감성 편의 사양이다. 운전자가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후측방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안전운전에 크게 도움이 된다.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도로 상황을 미리 파악해 곡선 구간에서 자동으로 차량 속도를 감속하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기능도 눈에 띄는 첨단 기능이다. 그밖에 센터페시아에 있는 버튼에 손을 가까이 하면 버튼 조명이 밝아지는 ‘인터랙티브 무드 조명, 아웃사이드 미러의 최적 위치를 추천하는 ‘운전석 스마트 자세 제어’. 열선시트 작동 후 시간이 경과하면 자동으로 온도를 낮추는 ‘스마트 히티드 시트’ 등 다양하고 세심한 편의 사양들도 감성 품질 만족도를 높여준다.

플래그십 세단에서 가장 중요한 주행 감성은 경쟁 차종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쪽을 택한 것으로 느껴진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조금 더 단단한 주행 감성을 구현했다면, K9은 그보다는 부드러운 주행 감성을 통해 안락함을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정숙성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고속주행에도 속도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으며, 급가속의 느낌은 튀어나가기 보다는 꾸준히 가속력을 발휘하는 쪽에 속한다. 기민하지는 않지만 허둥대지 않는 기품있는 주행 감성이다. 물론 스포츠모드를 선택하면 조금 더 감각적인 드라이빙도 즐길 수 있다.

K9의 가격은 5490만∼9330만원으로 제네시스 EQ900(7500만∼1억1800만원),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1억∼2억원대)와 가성비 측면에서 비교하면 충분한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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