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 조용필, 웬 ‘굴욕 인사’?

입력 2018-04-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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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용필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며 지나치게 자세를 숙인 모습 탓에 의도치 않은 ‘굴욕 인사’ 논란에 휘말렸다. 스포츠동아DB

정상회담만찬서 90도 인사 구설
“예의 표한 행동” VS “보기 불편”


가수 조용필이 때 아닌 ‘굴욕 인사’ 논란에 휘말렸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논란에 자신은 물론 누리꾼들도 당황해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보기 불편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용필은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삼회담 만찬 행사에 참석한 후 북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리설주 여사와 인사하는 모습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만찬 행사의 뒷모습이 담긴 각종 동영상과 사진에서 조용필은 김 위원장에게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이고 두 손을 내밀었고, 리설주 여사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악수를 했다.

이 같은 모습이 공개되자 조용필이 허리를 굽혀 두 손을 건네 인사하는 모습이 “굴욕적”이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또 “굳이 허리를 90도까지 숙이면서 인사할 필요는 있었을까” “보기 좋지 않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조용필은 평화를 염원하는 순수 음악인”이라는 반응이다. 조용필은 김 위원장 부부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부부에게도 똑같이 인사를 건넸고, 남북한의 상황과 이념을 떠나 공식석상에서 국가 정상에게 최대한 예의를 표한 행동이라는 시선이 많다.

조용필도 의도하지 않은 논란에 당황하면서도 안타까워하고 있다.

조용필은 북한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2005년 평양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고, 이달 초 남측 예술단으로 평양공연에 참여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공연이 끝난 후 예술단을 찾아 인사를 나누며 단체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만찬 행사에서 부른 ‘그 겨울의 찻집’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전 애창곡으로 유명하다.

조용필과 가까운 한 관계자는 “역사적 순간에 모두가 한마음으로 참여한 것이고, 그 인사법은 역사적 첫발에 대한 감격과 기쁨의 표현일 것”이라며 “때 아닌 논란이 불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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