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 시대, 커브 달인 윤성환의 부진 왜?

입력 2018-05-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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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윤성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메이저리그는 커브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 LA 다저스 류현진도 부상 전 빠른 커브로 눈부신 부활 성공을 알렸었다. 커브는 왼손과 오른손 타자를 가리지 않고 던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메이저리그는 물론 KBO리그 타자의 진화를 도운 혁명적 기술 발사각도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투수들이 커브 그립을 다시 잡고 있다.


타자들이 홈런에 최적화된 발사각도 15~40도에 맞춘 스윙을 하자 투수들은 하이 패스트볼과 회전수가 많은 커브로 이 각도에서 배트와 공이 접촉할 수 있는 확률을 줄이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커브는 순피장타율이 가장 낮은 공으로 불리고 있다.


타자들의 발사각도 변화로 KBO리그도 홈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KBO리그 투수들도 다시 커브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커브의 달인으로 불렸던 삼성 윤성환(37)의 커브는 갈수록 빛을 잃고 있다. 27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 윤성환은 총 98개의 공을 던졌는데 커브는 13개뿐이었다. 반대로 슬라이더는 33개였다.

삼성 윤성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윤성환은 2013년부터 점점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였고 커브는 결정적인 순간 승부구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커브와 슬라이더는 투구 메커니즘이 전혀 다른 공이다. 타 팀 전력분석 리포트에 ‘윤성환의 커브가 예전 같지 않다. 슬라이더의 영향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계속해서 타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윤성환은 이날 1회말 4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위기의 순간이었지만 27개의 투구 중 커브는 4개뿐이었고 주로 슬라이더를 승부구로 삼았다. 이날 전체 기록은 6.1이닝 10안타(2홈런) 8실점(7자책) 1볼넷 2삼진이었다.


윤성환은 올 해 11경기에서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134㎞였다. 구속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승부 때 커브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단점도 이어지고 있다.


윤성환은 올 시즌 이날까지 60.1이닝 동안 85안타 11홈런 47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통산 124승을 기록한 커리어가 없다면 선발 로테이션에서 자리를 지키기 어려운 수준이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시즌 내내 기대에 못 미치는 윤성환의 투구에 대해 “베테랑 투수다”며 신뢰를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에이스도 부진이 길어지면 자리를 잃는 곳이 프로다. 윤성환은 올해 프리에이전트(FA)로 맺은 4년 계약이 끝나는 시즌이기도 하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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