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사례로 본 감독과 구단이 이별하는 방법

입력 2018-06-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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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과 악수하는 이만수. 스포츠동아DB

NC가 3일 김경문 감독과 결별을 공식 발표하면서 야구계에 큰 파장이 일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소문이 일기도 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시점에 나온 결별 소식은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트릴 만했다. 감독과 구단의 결별은 대부분 팀의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아름다운 이별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떠날 때 서로 얼굴을 붉히지 않는 것만으로도 원만하게 헤어졌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감독과 구단이 이별하는 방법을 KBO리그 역대 사례를 통해 짚어봤다.


# 2011년 8월 17일. 인천 삼성전을 앞두고 SK 김성근 감독이 취재진을 불러모은 뒤 “올 시즌만 마치고 SK를 떠나겠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 그러자 SK 구단도 다음날 조직 안정화를 이유로 김 감독을 경질하고 이만수 2군 감독의 대행체제로 변화를 줬다. 이에 SK 팬들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불을 지르는 등 구단의 결정에 반발해 한동안 큰 파장이 일었다. 이번 김경문 감독의 퇴진 소식도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공식 발표가 나왔을 정도로 전격적이라는 평가다.


# KIA는 2014년 10월 19일 선동열 감독과 2년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앞선 계약기간(3년)에 167승 213패 9무(승률 0.439)의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믿음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한 책임을 놓고 팬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결국 선 감독은 재계약 발표 6일 뒤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도 이를 수용했다.


# 감독 부임 후 팀을 네 시즌 연속(2013~2016시즌)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으며 체질개선에 성공한 넥센 염경엽 감독(현 SK 단장)은 박수칠 때 떠나는 선택을 했다. 2016시즌 준플레이오프가 끝난 2016년 10월 17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다음날 이를 수용했다. 염 감독은 다음 해인 2017시즌부터 SK 단장으로 일하고 있다.


# 아름다운 이별도 있다. SK는 2015시즌을 끝으로 이만수 감독과 계약이 끝난 뒤 김용희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때 구단은 김용희 감독의 취임식과 더불어 이만수 감독의 이임식까지 진행했다. 2016시즌이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로 김용희 감독과 트레이 힐만 현 감독의 이·취임식이 열렸다. 전임자를 예우하는 방법이라는 호평이 잇따랐다.


LG 양상문 단장은 감독 계약기간이 만료된 2017시즌 종료와 동시에 단장으로 영전해 화제를 모았다. LG 구단이 계약기간 내 팀을 두 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그의 공로를 인정한 결과다. 한화와 5년간의 동거가 끝난 2009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선수들의 큰절을 받은 김인식 감독의 사례도 미담으로 남아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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