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러시아월드컵 공인구 ‘텔스타 18’.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월드컵 첫 공인구의 이름은 바로 ‘텔스타’다. ‘텔레비전 스타’라는 말에서 비롯된 공인구 이름인데, 흑백 텔레비전 중계가 시작된 당시 시대 흐름을 십분 반영한 이름이다.
세월은 흘러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무려 12개의 공인구가 나왔다. 그리고 대망의 2018러시아 월드컵에서는 13번째 공인구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름은 ‘텔스타18’. 1970년에 선보인 월드컵 첫 공인구 ‘텔스타’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기존 이름 텔스타에 2018년을 뜻하는 숫자 ‘18’이 뒤에 붙었다.
텔스타18은 첫 등장부터 높아진 기능성으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공 내부에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이 장착돼 이전보다 자세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고, 전작들과 비교해 높아진 탄성으로 인해 공의 공격력이 극대화됐다.
공인구 실험은 12개 나라 600명의 선수들 사이에서 이뤄졌다. 선수들은 ‘골키퍼에게는 재앙, 키커에게는 축복’이라는 의견에 입을 모았다. 표면이 워낙 미끄럽고, 공 자체도 고탄력이라 수비하는 입장인 골키퍼에게는 여러모로 처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2018러시아월드컵 공인구 ‘텔스타 18’.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반면, 키커에게는 슈팅에 있어 이점을 확보할 수 있는 공이다. 고탄력은 높은 반발력을 동반하기 마련인데, 이는 곧 강한 슈팅을 이전 보다 수월하게 찰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세계 최고의 골키퍼들은 대회전부터 일치된 불만을 쏟아냈다. 스페인 대표팀 페페 레이나(36·나폴리)는 “거리 판단이 어렵다. 중거리 슛으로만 35골 이상이 나올 것”이라고 악평했고, 팀 동료 다비드 데 헤아(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정말 이상한 공”이라는 말을 남겼다. 데 헤아는 실제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 마드리드)의 강한 슈팅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실책성 플레이로 골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번 월드컵에서 실제 골은 얼마나 많이 터지고 있을까. 24일 오후 8시까지 벌어진 29경기에서 현재까지 71골이 나왔다. 경기당 평균 골 수치는 약 2.4골. 0-0의 무승부가 나온 경기는 단 한경기도 없었다.
32개 팀이 조별리그를 치르기 시작한 1998년프랑스월드컵부터 비교하면 중간 정도의 수치다. 1998년에는 평균 골이 2.7, 2002년에는 2.5, 2006에는 2.3, 2010년에는 2.3, 그리고 2014년에는 2.7이었다. 텔스타18이 대회 이전의 ‘악명’을 이어가며 역대 대회의 평균 수치를 넘어설 수 있을지 새삼 관심이 모아진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