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피플] ‘썰전’ 유시민, 토론의 예능化 주도한 어용 지식인

입력 2018-06-27 16:1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A:피플] ‘썰전’ 유시민, 토론의 예능化 주도한 어용 지식인

유시민 작가가 JTBC ‘썰전’에서 물러난다. 프로그램 초창기부터 함께 하며 지금의 영향력을 구가하는데 가장 큰 일등공신이었던 그가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하면서 ‘썰전’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증이 커진다.

유시민 작가는 27일 ‘썰전’ 하차를 공식적으로 밝힌 글에서 “20대 국회의원 총선, 촛불집회, 대통령 탄핵, 앞당겨 치른 19대 대선,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이어진 한국정치의 숨 가쁜 변화를 지켜보며 비평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 작가는 “2013년 정계를 떠난 후 세상에서 한두 걸음 떨어져 살고 싶었는데 썰전 출연으로 인해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이제 정치에서 더 멀어지고 싶어서 정치 비평의 세계와 작별하려 한다”며 ‘썰전’ 하차를 결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또한 그는 “‘무늬만 당원’으로서 가지고 있었던 정의당의 당적도 같은 이유 때문에 정리하였다. 앞으로는 자유로운 시민으로서 본업인 글쓰기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유시민 작가는 2016년 1월 진보 진영을 대변하는 논객으로 ‘썰전’에 출연했다. 이후 전원책 변호사, 박형준 교수 등과 호흡을 맞추며 건전한 토론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일조했다.

이처럼 ‘썰전’을 통한 대중 노출 빈도가 잦아지면서 유 작가는 타 지상파 토론 프로그램은 물론, 케이블 방송사의 여행 예능에도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낚시 전문 잡지의 표지 모델로까지 변신한 유시민 작가의 편안한 모습이 대중 호감도를 높였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도 있었다. ‘썰전’을 통해 꾸준히 드러나는 그의 정견(政見)으로 인해 대중이 그를 작가 혹은 방송인 같은 야인(野人)으로 놔두길 원치 않았던 것.

이런 요구에도 유 작가는 꾸준히 정치 복귀 의사가 없음을 꾸준히 어필해 왔다. 정의 당 탈당과 이번 ‘썰전’ 하차 결정 역시 자연인 유시민이 되겠다는 의지 아래 이뤄진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제 ‘썰전’에 유시민은 없다. 하지만 지난 2년 6개월 간 눈이 돌아갈 만큼 격동한 정치, 사회 이슈 속에서 화려하고 쉬운 언변으로 길잡이를 해 준 유시민 작가의 공로만큼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JTBC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