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투타 겸비 신인, 어떤 선택이 옳을까

입력 2018-06-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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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신인 1차지명’에서 두산에 호명된 휘문고 김대한. 스포츠동아DB

두산 1차지명 김대한, 김태형 감독은 투수에 더 매력
이승엽, 나성범 등 수 많은 투타 겸비 신인들의 갈림길


서울이 프랜차이즈인 두산, LG, 넥센은 서울지역 17개 고교를 대상으로 한 1차지명 선택권을 1~2~3순위로 번갈아 행사한다. 두산은 올해 3년 만에 얻은 1순위 1차 지명권으로 휘문고 김대한을 선택했다.


고교 최고 유망주인 김대한은 투수로는 최고 시속 153㎞를 던지는 우완 정통파, 타자로는 올해 12경기에서 33타수 18안타 0.545의 OPS 1.530, 1홈런 9타점을 기록한 기대주다. 프로 스카우트 사이에서는 “김대한은 투수로도 타자로도 모두 1차지명 감이다”라는 평가가 있었다.


선택권을 가진 두산 김태형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김 감독은 27일 마산 NC전에 앞서 “시즌이 끝나고 소집훈련 때 직접 던지고 치는 것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 프로 투수들을 상대로 어떤 타격을 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영상은 이미 수차례 봤다. 현재 내 판단은 투수다. 공을 던지는 감각이 굉장히 뛰어나다. 타격 폼은 아직 많이 거칠다. 그런데도 이런 성적을 올렸다는 것은 굉장히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김대한이 타자보다 투수로 가진 잠재력이 더 뛰어나다고 판단하고 있다. 186㎝ 85kg의 신제조건을 갖춘 그가 근력을 더 키우면 155㎞이상으로 구속이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KBO리그에는 투타를 겸비한 많은 특급 신인들이 데뷔했다. 프로 1군에서 뛰고 있는 상당수 선수들은 고교시절 투수와 타자 모두 재능일 뽐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다. 조금이라도 더 경쟁력이 있는 포지션을 선택해야 한다. 잘못된 선택으로 조용히 사라진 유망주도 많다.


김경문 전 감독의 선택으로 성공을 거둔 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 통산 2842안타 626홈런을 친 이승엽은 고교시절 청소년대표 좌완 에이스였다. 본인 스스로도 프로에서 투수를 꿈꿨다. 팔꿈치 통증으로 “1년만 타자를 해보자”는 선택이 지금의 위대한 기록으로 이어졌다.


NC 나성범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한 좌완 투수였다. 그러나 “10승 투수도 될 수 있고, 30개 이상 홈런을 치는 슈퍼스타도 될 수 있는 선수다. 난 방망이를 주겠다”는 김경문 전 감독의 선택으로 타자로 성공을 거뒀다.


SK 최정은 고교 시절 묵직한 직구가 일품은 정상급 투수였다. 타격 재능이 워낙 뛰어나 고민은 길지 않았다. SK 김광현도 고교시절 4번타자였지만 투수쪽 재능이 압도적이었고, 프로에서도 이를 잘 살리고 있다.


LG 봉중근과 김광삼 코치는 신일고 시절 투수로 원투펀치, 타자로도 중심타선을 함께 이끌었다. 타자로 더 큰 성공을 기대받기도 했지만 선택은 모두 투수였다. 봉중근은 메이저리그 무대에도 오르며 야구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김광삼은 프로 10년 동안 41승을 올렸는데 워낙 타격 자질이 뛰어났기 때문에 아쉬움이 따른다.


투수로 짧지만 강렬한 모습을 보여준 사례도 있다. 박노준과 함께 선린상고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김건우는 타자로 프로에 입단했지만 투수로 변신해 첫 시즌 18승 6패 평균자책점 1.81로 신인왕에 올랐다. 불의의 교통사고가 아니었다면 대 투수가 될 수 있었던 구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비운의 투수로 기억된다. 김건우와 김광삼은 프로 생활 후반기에 다시 타자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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