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위키] 논란의 중심 핸드볼 파울 기준은?

입력 2018-06-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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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수비수 마르코스 로호가 헤딩으로 볼을 걷어내려 했지만 공은 왼팔에 닿아버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나이지리아는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한 뒤 분통을 터트렸다. 1-1이던 후반 30분 상황 때문이다.


나이지리아의 공격을 막던 아르헨티나 수비수 마르코스 로호(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헤딩으로 볼을 걷어내려다 실수를 저질렀다. 볼은 로호의 머리를 스친 뒤 왼팔에 닿았다. 그러자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주심에게 로호의 핸드볼 파울이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주심은 비디오판독 시스템인 VAR을 통해 확인했고, 직접 해당 장면을 모니터링 했다. 결과는 핸드볼 파울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볼이 로호의 팔 쪽으로 떨어진 것으로 봤다. 이 판정이 아르헨티나가 16강에 진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 됐다. 경기 종료 후 나이지리아 감독과 선수들은 주심의 판단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핸드볼 파울에 관련된 애매한 장면이 이번 대회에 유독 많이 나오고 있다. 핸드볼 파울 때문에 이익을 본 팀도 적지 않지만 나이지리아처럼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팀들도 다수다. 나이지리아는 그나마 VAR까지 실시해 봤다. 그러나 일부 팀은 VAR 확인 절차도 거치지 못했다. 상대의 핸드볼 파울을 인정받지 못한 일부 팀은 VAR 무용론을 제기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장현수 선수의 핸드볼 반칙 장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렇다면 핸드볼 파울의 명확한 정의는 무엇일까.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공하는 축구 규칙서에 골키퍼를 제외한 선수들은 손으로 볼을 터치할 수 없다는 극히 평범한 내용만 담겨져 있다. 그러나 직·간접프리킥, 페널티킥, 옐로카드, 레드카드 등과 관련된 규칙에서 세부 핸드볼 파울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핸드볼 파울 판단의 첫 번째 근거는 의도성이다. 고의적으로 팔을 사용해 상대의 볼 소유권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로호에게 핸드볼 파울을 적용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팔로 볼을 건드린 게 아니라 볼이 팔 쪽으로 흘러왔다고 본 것이다. 의도성이 없었다는 얘기다. 고의적이라는 표현으로 ‘deliberate’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이 부분에 논란이 가장 크다. ‘팔이 볼 쪽으로 갔는지’, ‘볼이 팔 쪽으로 갔는지’가 애매한 장면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팔의 위치다. 핸드볼 파울이 의심되는 선수의 팔 동작과 위치가 자연스러웠는가, 그렇지 않았느냐에 따라 심판의 판정이 달라질 수 있다. 한국-멕시코전에서 멕시코 선수가 크로스 한 볼이 태클을 시도한 장현수의 팔에 맞았다. 한국은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줘야 했다. 장현수의 팔 동작이 부자연스러웠다는 주심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킥 하는 선수와 가까운 거리에 있던 수비수가 자신의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팔을 최대한 몸에 붙이는 자세로 있었는데 볼이 팔에 맞았다면 이는 파울이 부과되지 않는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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