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연의 꼬리물기] “싸이는 몰라도 BTS 잘 알아”…동유럽서 만난 ‘페이크 러브’

입력 2018-07-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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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 스포츠동아DB

휴가차 떠난 동유럽에서 반가운 이름과 노래가 들렸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방탄소년단의 ‘페이크 러브’를 들으니 마치 소속사 대표가 된 것처럼 뿌듯했다.

동유럽 여러 국경을 넘기 위해 들르는 고속도로 휴게소는 물론 한국인들이 자주 가는 식당이 아니더라도 현지 식당 곳곳에선 방탄소년단 노래가 간간이 흘러나왔다. 방탄소년단이 유럽 곳곳에서 인기가 높다는 사실을 체감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직업병’이 도졌다. 헝가리, 체코 등 현지 가이드를 붙잡고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물었다.

현지 가이드들은 입가에 미소부터 띄웠다. 그저 ‘호기심 많은 방탄소년단의 한 팬이겠거니’ 하는 눈으로 기자를 쳐다보더니, 이내 자신들이 체감하고 느낀 일들을 설명해줬다.

2012년 가수 싸이가 전 세계를 강타할 당시 현지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을 보면 먼저 ‘말춤’을 춰보이곤 했단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케이팝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졌고 유명 케이팝 가수들이 유럽을 자주 찾지만, 1년 전쯤부터 부쩍 높아진 방탄소년단 인기는 따라잡을 수 없다고 했다. ‘말춤’을 추고 “강남스타일”을 외치던 이들이 어느새 “두 유 노 BTS?”라고 묻기 바쁘단다.

가이드들은 “싸이는 몰라도 BTS를 아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했다. “‘꽃미남’처럼 생기지 않았지만 그저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춤을 좋아한다”는 게 대다수 이유다. 말도 통하지 않는 이들의 음악을 자국 언어로 번역해가며 공감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은 10월부터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월드투어를 벌인다. 일찌감치 티켓이 매진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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