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손승연 “가왕 밥로스에게 조언? 덜 놀고 체력 관리해야”

입력 2018-07-08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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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24th Street(투애니포스트릿)

[DA:인터뷰] 손승연 “가왕 밥로스에게 조언? 덜 놀고 체력 관리해야”

“코스메틱 덕질을 하고 있어요.”

가수 손승연의 눈빛이 가장 반짝이는 순간이었다. 손승연은 최근 MBC ‘복면가왕’ 동방불패로 가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실력 있는 가수임을 증명했지만 어쩐지 ‘가왕’이라는 수식어는 스물다섯 살 손승연을 너무 일찍 한정하는 지나친 무게감을 지닌다. 오히려 ‘음악 외골수’라는 편견을 갖게 했다. 물론 손승연이 “화장품 사 모으는 것을 주체하지 못해요”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뷰티 코스메틱 덕후예요. 화장품 셰도우랑 립스틱을 그렇게 많이 산답니다. 안 사려면 눈을 감고 다녀야해요. 그냥 보이면 사요. 화장은 샵도 가지만 평소에는 무조건 제가 하죠. 최근에 유튜브 영상도 많이 보기 시작했어요. Mnet ‘보이스코리아1’(2012) 때 했던 화장... 지금 보면 민망해요. 왜 판다처럼 먹칠을 하고 다녔을까요. (웃음) 그래도 관심을 가지니 발전하긴 하더라고요. 돈이 많이 들어서 두렵긴하지만요.”

물론 뷰티 덕질만큼이나 손승연은 음악을 사랑한다. 학창시절부터 보컬에 공을 들이며 음악을 삶에 녹여냈다. 음악 덕분에 행복하지만 가끔은 음악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다. 지난 18주 동안 ‘복면가왕’ 동방불패로 지냈던 손승연은 비록 9연승 앞에서 행진을 멈추었지만 복면 덕분에 보컬리스트로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손승연은 “가왕 자리에 욕심은 있었는데 이렇게 장기적으로 할 줄 몰랐다. KBS2 ‘불후의 명곡’에도 출연해봤지만 유독 복면가왕‘은 긴장을 많이 했고 첫 녹화 다음 날 급성 장염으로 고생을 하기도 했었다”고 18주 전 상황을 추억, 무대 위에서 떨었던 이유로 ‘성대 폴립’ 이야기를 꺼냈다.

“성대 재활치료 중에 ‘복면가왕’에 출연했어요. 걱정했지만 살아남기 위해 제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믿음 하나는 있었죠.”

재활치료 초기,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을 때 ‘손승연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일부 시청자 평가를 보고 상처를 받았었다. ‘괜찮겠느냐’ ‘노래를 할 수 있겠느냐’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은 의도치 않게 손승연을 자괴감에 빠지게 했다. 트라우마가 ‘복면가왕’으로 이어졌지만 결론적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다.

“경연 프로그램이고 중간에 소리가 안 나면 제작진도 저도 낭패잖아요. 어떻게든 노력할 것이고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습니다. 실제로도 ‘복면가왕’에 출연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고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어요. 관리의 중요성도 깨달았고요.”

사진제공=24th Street(투애니포스트릿)


하지만 ‘복면가왕’ 재출연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절대 노(NO). 너무 힘들었다. 8연승을 한 사람이 재출연했는데 만일 탈락하면.. 그냥 박수칠 때 떠났고 아름답게 이별한 것으로 남겨두겠다”고 답했다. 덧붙여 자신을 밀어내고 가왕을 차지한 밥로스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밥로스의 정체는 노래를 듣자마자 바로 알았어요. 잘 하는 분이니까 몇 연승까지 하실지 저도 궁금해요. (조언한다면요?) ‘복면가왕’이 체력전이더라고요. 제가 아는 밥로스는 노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거든요. 일단 노는 것부터 줄여야해요. 그냥 같이 놀자고 할까봐요. (웃음)”

탁월한 보컬 실력을 지닌 손승연이 부러워하는 목소리가 있을까. 그는 팝가수 아델처럼 소울, 알앤비 보컬을 좋아한다. 손승연은 “내 목소리가 ‘특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었고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 목소리를 바꿔야하나 싶기도 했었다”며 “그런데 내 목소리를 내가 사랑해야할 거 같더라. ‘복면가왕’에서도 평범한 목소리라 관객들이 못 알아봐주실 줄 알았는데 딱 맞춰주셔서 뿌듯했다”고 덧붙였다.

“SNS 쪽지가 오기도 해요. ‘보컬 트레이닝 하시나요?’ (웃음) 몇 번 친한 작곡가의 부탁으로 대학 특강을 해본 적은 있어요. 아직은 누구를 가르칠 자신은 없고요. 너무 어색하지 않나요? 플레이어로서 무대에서 뛰고 있어서인지 누군가를 가르치는 제 모습이 오글거릴 거 같아요. 아이돌 보컬, 오디션 프로그램 보컬 트레이너 제안을 받은 적도 있지만 스케줄 때문에 불발됐었어요. 마찬가지로 방송이긴하지만 출연자들의 인생이 달린 문제잖아요. 인생을 걸고 노래를 부르는데.. 평가보다는 조언을 하는 역할이라면 더 괜찮을 거 같아요.”

사진제공=24th Street(투애니포스트릿)


특강을 하고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OST를 부르면서 음악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정작 손승연 본인의 이름을 내건 앨범은 2년 동안 나오지 않고 있다. 그는 정규 앨범, 해외 음반 발매 등을 언급했다.

“곡을 쓰기 시작한지 몇 년 정도 됐어요. 발표한 적은 없죠. 이번 정규 앨범에 수록하면 행복할 거 같아요. 또 제 자작곡이 너무 팝스러워서 나중에 해외에 발매할 기회가 닿는다면 넣고 싶어요. 구체적이진 않지만 해외 음반 계획도 있긴 하거든요. 사실 외국에 발매하면 차트 성적을 아예 신경쓰지 않아도 될 거 같아서요. (웃음) 아무래도 곡을 발매 했을 때 차트 안에 들어가 있으면 기분이 좋잖아요. 신경을 안 쓸 수 없는 부분이죠.”

오는 8월26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생애 첫 단독 투어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손승연은 “셋리스트에 당연히 ‘복면가왕’ 경연 곡이 포함돼 있다. 퍼포먼스, 이벤트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으니 풍성할 것”이라며 “춤은 회의를 해보고 그건 좀 아닌 거 같다고 하면 뺄 것이다”라고 해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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