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억에 ‘전설의 고향’에서도 염라대왕은 못 본 것 같아요. 염라대왕 캐릭터라는 이야기를 듣고 동양적인 외형이 가미되겠구나 싶었죠. 지금의 비주얼은 상상도 못했어요. 처음에 테스트 분장을 촬영하러 갔을 때 받은 후보만 12개였어요. 괴기스러운 것도 있었죠. 그 중에 4개 정도를 이틀에 걸쳐 테스트했죠. 아마 후보는 훨씬 더 많았겠죠. 누구도 본적 없는 캐릭터라서 오히려 상상력을 가미할 수 있었어요. 저에게는 좀 더 장점으로 다가왔죠.”
“하겠다고는 했는데 막상 시나리오를 보니까 조금 하다가 집에 갈 만한 역할이 아니더라고요. 고민도 연습도 많이 해야 하고, 톤도 잘 유지해야 하는 캐릭터였어요. 아- 제가 낚인 거죠. 하지만 매력 있었어요. 처음에는 염라의 감정에 의아할 수 있어요.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염라의 감정을 잘 살려서 연기한다면 의미 있는 캐릭터가 될 수 있겠다 싶었죠. 재밌게 했어요.”
‘신세계’의 이자성 ‘관상’의 수양대군 그리고 ‘암살’의 염석진까지. 강력한 임팩트와 명대사 덕에 이정재는 성대모사 달인들이 자주 소화하는 스타 중 하나가 됐다. 특징이 뚜렷한 ‘신과함께’ 시리즈의 염라대왕 또한 이정재의 ‘인생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에는 제 캐릭터를 성대모사 하는 현상을 이해하는 게 시간이 좀 걸렸어요. 도대체 무슨 현상이지 싶었죠. 전혀 예측 못한 대사를 따라하니까요. 하는 분들도, 관객들도 그런 파트를 좋아하실지 몰랐어요. 임팩트 있게 봐주신 거라면 감사한 일이죠. 이번 ‘염라대왕’도 기대하겠습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