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처음 보는 카드? 해외에선 믿고 듣는 KARD”

입력 2018-07-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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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 4인조 카드(왼쪽부터 비엠, 전소민, 전지우, 제이셉)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알려졌지만 “한국에서도 믿고 듣는 신용카드”가 되는 것이 목표다. 사진제공|DSP미디어

■ 빌보드 월드 디지털송 2주 연속 3위한 KARD

운 좋게 해외에서 인기 얻었지만
국내에서는 이제 걸음마 뗀 상태
파워댄스에 ‘하우스+EDM’ 접목
2 대 2 혼성…남매·크루 같은 느낌
세 번째 앨범…9월 첫 국내 콘서트


실력은 여느 톱클래스 아이돌 그룹의 99% 이상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1%는 운이 따라주지 않아서일까. 혼성 4인조 카드(KARD, 비엠·제이셉·전소민·전지우)는 대중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이다. 지난해 7월 데뷔해 두 장의 미니앨범을 발표했지만, 아직 대중 속으로는 깊이 들어가지 못한 모양새다.

하지만 해외 팬들의 반응을 본다면 이와 정반대다. 지난해 국내에서 정식 데뷔하기 전 발표한 싱글 ‘오나나’, ‘돈트 리콜’, ‘루머’ 등이 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당시 해외 아이튠스 차트에서 모두 상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루머’는 미국 빌보드 월드 디지털송 차트에서 2주 연속 3위에 오르며 빌보드가 선정한 ‘2017년 주목해야 할 케이팝 아티스트 톱5’에 올랐다. 올해는 미국 음악전문매체 퓨즈TV가 선정한 ‘2018년 기대되는 팀’에 케이팝 가수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쉽고 트렌디한 트로피컬 사운드로 전 세계의 팬들을 사로잡았다”는 명쾌한 이유까지 내놓았다.

덕분에 이들은 “글로벌 루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그룹”이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해외 인기 바람을 타고 국내로 다시 돌아왔다. 최근 발표한 세 번째 미니앨범 ‘라이드 온 더 윈드’는 카드의 ‘회심의 한 방’이 녹아있다. 이들의 주특기인 파워댄스에 맞춰 하우스와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 리듬을 섞은 중독성 강한 사운드로 채워졌다.

“(차트)수치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주위의 반응 하나하나까지 귀담아 듣고 있다. 운 좋게 해외에서 인기를 얻었지만 국내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게 시급하다. 하하! 우리라고 왜 아쉽지 않겠나. 그것 또한 우리에게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직 보여드릴 게 많다는 거니까. 데뷔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이제 걸음마를 뗀 상태다. 우리가 뭘 잘하는지, 정체성이 자리잡아가는 과정이다.”

혼성 4인조 카드(KARD). 사진제공|DSP미디어


이들이 가장 자신 있고, 잘하는 음악을 내세운 것은 “대중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는 욕심에서다. 쉽게 말해, 더 이상 해외에서만 유명한 그룹이 되고 싶지 않고, 국내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듣기 편하고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음악들로만 준비했다. 기존 곡들보다는 서정적이고 선선한 느낌을 강조하려고 했다. 무엇보다 우리의 최고 강점은 혼성그룹이란 점이다. 다양한 사람의 관점을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4명의 각기 다른 목소리와 개성이 입체적으로 살아나 팬들을 사로잡고 싶다.”

1992년생 남자 멤버 둘, 1996년생 여자 멤버 둘이 서로 짝을 이뤄 추는 커플댄스는 이들에게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차별점이다. 군무도 볼거리지만 정형화되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추는 춤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뭔가 하나로 정의되는 건 싫다. 색깔로 표현한다면 보색이지 않을까. 서로 너무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각기 다른 색깔이 하나로 뭉쳤을 때는 또 하나의 색깔인 검은색이 나온다.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게 카드의 색깔이라고 말하고 싶다.”

카드는 요즘 흔치않은 혼성그룹이라 서로 연애의 감정이나 불편한 점들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이들 역시 남녀 2명씩 커플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곤 한다.

“절대! 그럴 감정이 생기지도 않는다. 음악에 있어서 성별을 구분 짓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인보다는 남매나 크루 같은 느낌이랄까. 우리 팀은 춤에서 남녀구분이 없다. 남녀가 함께 춤을 추는 경우, 여자는 무조건 섹시하게 춰야 한다는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싫어서 무조건 힘들어도 똑같이 춘다.”

혼성 4인조 카드(KARD). 사진제공|DSP미디어


이들의 목표이자 아쉬움은 다양한 국내 활동과 9월 열리는 첫 국내 콘서트로 풀겠다는 각오다. 하반기 스케줄이 일찌감치 꽉 채워진 이들은 국내 콘서트를 끝내고 멕시코, 콜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 4개국을 순회하는 투어를 벌인다.

“우리가 처음부터 큰 곳에서 공연을 한 게 아니다. 그래서 이번 한국 공연이 1분 만에 1200석 모두 매진이 됐다고 하기에 믿기지 않았다. 처음 캐나다에 갔을 때도 200∼300석 규모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그분들 덕분에 이번 남미 공연은 5000∼6000석 규모로 할 수 있게 됐다. 절대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신나게 놀 수 있게 준비하겠다.”

목표는 크게 가지라고 했다고, 이들은 국내 인지도 상승과 함께 “믿고 듣는 신용‘카드’”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다고 했다.

“한도 초과 없는 신용카드! 말만 들어도 기분 좋지 않나. 더 이상 ‘주목받는 신예’보다는 음악이 나오면 반드시, 꼭 들어봐야 할 팀이 되고 싶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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