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의 재발견, 결코 나약하지 않은 ‘고종’

입력 2018-08-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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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고종의 모습은 연기자 이승준의 노력으로 실감을 더하고 있다. 사진제공|화앤담픽쳐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구한말 혼돈스러웠던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네 남녀의 얽히고설키는 운명을 예고하며 시선을 모으고 있다. 드라마는 또 다른 면모로도 그 힘을 확인시킨다. 바로 고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다. 이를 연기하는 이승준도 연기력으로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다.

조선의 26대 임금인 고종은 그동안 나라를 빼앗기는 위기에 놓인 나약한 국왕으로 비쳐왔던 측면이 크다. 1895년 일본의 칼날에 부인인 명성황후를 잃고(을미사변), 이듬해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기는(아관파천) 등 격변의 시기를 지나면서 무기력한 임금으로 인식됐던 고종은 ‘미스터 션샤인’에서 이를 뛰어넘는다.

극중 조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열강들의 쟁투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 무력을 앞세운 강대국들의 끊임없는 도발에 분노하며 위엄과 자존감으로써 대응해나가는 면모, 이 같은 모습으로 드러나는 나라와 백성을 향한 깊은 고민 등이 그것이다. 때론 강인한 군왕이면서 지혜롭고 의로운 임금의 면모를 담아내는 셈이다. 특히 중국 상하이 러청은행 예치금 증서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고종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애썼던 비밀의 흔적 역시 베일을 벗을 것으로 보여 시청자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 속 이 같은 고종의 모습은 연기자 이승준의 노력으로도 실감을 더하고 있다. 이승준은 잔잔하면서도 힘 있는 발성과 대사를 통해 고종의 위엄과 고민을 드러내며 시청자의 인정을 받고 있다.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격랑 속에서 자칫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로 흐르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는 드라마의 전개과정에서 이승준이 이전과는 다른 고종의 모습을 표현하며 구심력을 더해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문화재청이 7월30일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옮아갔던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중구 정동 ‘고종의 길’을 1일부터 한 달 동안 일반에 공개하기로 해 ‘미스터 션샤인’이 그려내는 고종의 모습과 관련해 또 다른 화제가 되고 있다.

윤여수 전문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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