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링’의 한 장면. 사진제공|도호
■ 영화 ‘링’(1998)
기상관측 이래 가장 심한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숨이 턱턱 막히는 공기, 잠 설치는 열대야는 아무리 반복돼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폭염의 해결책이 에어컨만 있는 건 아니다. 보고 있으면 온몸이 서늘해지는 공포영화도 있다. 이쯤에서 다시 꺼내보는 일본 공포영화의 전설 ‘링’이다.
1998년 나온 ‘링’은 이른바 J호러(재팬호러) 장르를 탄생시킨 작품이다. 주인공 사다코가 TV 모니터를 뚫고 기어 나오는 장면으로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았다.
공포영화의 고전적 주제인 저주는 ‘링’을 구축한다. 가상의 스토리를 설계한 것 같지만 뜻밖에도 ‘링’은 실화 소재다. 죽음의 저주에 걸린 비디오테이프의 존재를 취재하는 레이코는 비디오를 본 조카가 죽자 본격적으로 사건에 뛰어든다. 조카가 묵은 콘도에서 비디오를 본 레이코는 자신도 일주일 뒤 죽는다는 두려움에 휩싸이고, 의사이자 철학 강사인 전 남편 류지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류지는 비디오에 찍힌 이미지가 초능력으로 염사(念寫)된 사실을 알아내지만 그 과정에서 아들이 그 비디오를 보고 만다.
‘링’은 스즈키 고지의 소설이 원작이다. 1910년 도쿄대학 후쿠라이 도모키치 박사가 진행한 심리학 최면술 연구 실화를 담은 소설이다. 당시 초능력자들을 접한 박사는 투시와 염력을 지닌 한 여인을 만나 연구를 벌였지만 사람들은 박사가 거짓말을 한다고 믿었다. 박사가 조사한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사다코였다.
‘링’은 일본에서 3편까지 제작됐고 1999년 한국서도 리메이크됐다. 2002년 같은 제목으로 할리우드에서도 다시 만들어졌다. 이를 통틀어 ‘링 월드’라고도 부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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