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황정민 “‘공작’ 세트 정말 北 같아, 경찰 신고도”

입력 2018-08-0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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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②] 황정민 “‘공작’ 세트 정말 北 같아, 경찰 신고도”

영화 ‘공작’은 한국뿐만 아니라 대만에서도 촬영이 이뤄졌다. 한국, 중국, 북한을 배경으로 담고 있는 영화이기에 이 모든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 힘든 점도 많았을 터.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 많은 대사를 소화했어야 했기에 다른 영화보다 힘든 점도 많았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대사는 일을 하다 보면 외워지긴 했어요. 이렇게 안 외워지는 대사가 없었거든요. 완벽하게 외웠다고 생각하고 외웠는데도 불구하고, 막상 현장에 가면 에너지가 공기 때문에 막혀서, 말이 엇나갔고요. 그래서 좀 힘들었어요. 저 혼자 하는 건 쉬운데 같이 하니까 더 힘들더라고요.”

황정민 뿐만 아니라 이성민, 주지훈, 조진웅까지 모두 한 번쯤은 작품을 통해 만나본 적 있는 배우들이었기에 이들의 호흡은 걱정의 여지가 없었다. 현장에서 배우들의 호흡은 어땠을까.

“매일 술을 마셨어요. 매번 이제 산 하나 넘었다 싶었죠. 감독님에게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래서 배우들끼리 더 잘 뭉쳤고요. 서로서로 도움을 받다보니 잘 풀리기도 했어요. 특히 마지막 신은 너무 빨리 끝났어요. 어이없이 빨리 끝났죠. 순식간에 감정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이거 하려고 그렇게 고민을 했나보다’ 생각이 들었어요.”


‘공작’에서 북한을 배경으로 하는 장면은, 실제로 북한에 가서 찍은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했다.

“동해에 갔는데, 정말 북한스러웠어요. 북한이 아니냐고 믿을 정도로요. 이런 장소를 어떻게 찾았지 할 정도였으니까요. 미술 스태프들이 북한말로 문구를 붙이고 했는데, 그런 공간의 느낌이 주는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실제로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었고요. 동네 어르신들이 경찰서에 신고를 하셔서, 촬영도 못하고 그랬었어요.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좀 더 늦게 찍을 걸 그랬나봐요(웃음). 그럼 평양에서 찍었을 텐데.”

이번 영화의 기획은 지금 한국의 정세와는 전혀 다른 상황일 때 이뤄졌다. 황정민 또한 ‘공작’에 임하기로 결심하면서 그 결심을 쉽사리 내릴 수는 없었을 터.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죠. 우리나라 정국 자체가, 말도 안 됐잖아요. 블랙리스트다, 뭐다 정말 시끄러울 때였고요. 다들 조용히 잘 견디자 이런 느낌이었어요. 걱정보다는, 우리 아니면 누가 이런 이야기를 할까는 생각이 있었어요. 촬영도 촬영이지만, 개봉이 가능할까 싶기도 했고요. 그런 조바심과 걱정을 가지고 시작했죠.”


황정민은 ‘공작’ 촬영을 위해 흑금성이자 실존 인물이었던 박채서 씨를 직접 만났다. 자신이 연기할 캐릭터이자, 실제 사건의 주인공을 직접 마주한 것.

“그 분을 빨리 뵙고 싶었어요. 얼굴을 보고 싶었죠. 저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 어떤 사람일까하는 감이 와요. 그래서 눈을 보고 싶었어요. 근데 눈을 보는 순간 읽을 수 없는, 벽의 느낌이 있었어요. 신기한 경험이었죠. 느낌을 읽을 수 없는 느낌이 뭐지 싶었어요. 이래서 첩보원을 했나 생각도 했고요.”

배우들의 연기력을 확인할 수도 있으면서, ‘구강액션’이라는 새로운 느낌의 액션을 볼 수 있는 게 ‘공작’의 매력. 이번 영화에 출연한 황정민이 생각하는 ‘공작’의 매력은 어떤 것일까.

“액션이 없지만 화려한 액션을 본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평화협정도 잘 돼서 관객들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을 거예요. 지금도 관계가 안 좋으면 색안경을 끼고 봤겠지만, 이제는 아주 편하게 즐길 수 있으니까요. 그게 매력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황정민이 나옵니다(웃음).”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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