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래퍼·우리 반 춤꾼 모여라!”

입력 2018-08-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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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엠넷 ‘고등래퍼2’의 인기로 10대들이 방송 콘텐츠의 중심에 섰다. 이 기세를 이어 10대들의 이야기를 다룬 오디션프로그램들이 줄줄이 공개된다. 사진은 SBS ‘방과 후 힙합’. 사진제공|SBS

■ 10대 오디션 프로 봇물…방송가 주류로 떠오른 10대

‘방과 후 힙합’ 진정성 있는 랩 기대
‘댄싱하이’ 10대 댄스 오디션 눈길
‘언더나인틴’ 아이돌 발굴 프로도


“10대를 잡아라!”

10대들이 방송 콘텐츠의 ‘핵’으로 떠올랐다. 과거 ‘어리다’고, ‘세상에 대해 뭘 아느냐’며 무시당했던 이들이 어느덧 주류가 되어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결정권이나 구매력이 없어 그저 미래의 잠재 고객으로만 분류되던 것과 달리 이제는 하나의 프로그램의 흥망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가 됐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10대들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프로그램을 잇따라 준비하고 있다. 한 프로그램에서 그치지 않고, 미리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시기에 3개의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웅변한다.

출발은 SBS에서부터 시작한다. 16일부터 방송되는 ‘방과 후 힙합’은 MC와 래퍼들이 전국 곳곳의 중·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며 10대들의 이야기를 랩으로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기존의 힙합 프로그램과 달리 10대들의 고민을 진솔하게 들어보고 그 이야기에 중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할 말은 하고 살아야 속편한 10대들과 힙합의 만남’이 포맷이라는 점에서 케이블이 아닌 지상파에서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높다.

9월7일부터 방송되는 KBS 2TV ‘댄싱하이’. 사진제공|KBS


이들의 바통은 KBS 2TV ‘댄싱하이’가 이어받는다. 9월7일부터 방송되는 ‘댄싱하이’는 국내 방송 처음으로 10대 춤꾼의 우열을 가리는 프로그램이다. 정형돈이 진행을 맡고 저스트절크, 안무가 리아킴, 하이라이트 이기광, 인피니트 출신 이호원, 워너 이승훈 등 가요계에서 ‘춤꾼’으로 통하는 아이돌 가수들이 댄스 코치로 출연한다.

‘10대들의, 10대들에 의한, 10대들을 위한’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만큼 전국의 10대 춤꾼을 모으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최근 3000명이 넘는 지원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11월 초 방송예정으로 준비가 한창인 MBC 오디션프로그램 ‘언더나인틴’ 역시 랩, 보컬, 퍼포먼스 등 3개 분야로 나누고, 각 분야에서 최고의 10대를 선발한다. 최정예로 뽑힌 이들을 차세대 아이돌로 선보이겠다는 게 제작진의 의도다.

세 프로그램에 앞서 10대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시즌1,2 모두 재미를 본 케이블채널 엠넷 ‘고등래퍼’도 내년 초 시즌3을 방송할 예정이다.

‘고등래퍼’ 전지현 PD는 “10대들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잘 표현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나 자신들의 이야기 등을 구체화해 전달하면 그 시대를 거쳐 간 기성세대와도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10대들을 주요 타킷층으로 내세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재편된 방송 시장에서 연령대가 낮아진 시청층을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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