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폭염…드라마·예능 촬영지의 ‘여름나기’

입력 2018-08-0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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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사진제공|화앤담픽쳐스

‘미션’ 배우들 온몸에 아이스팩
실내 드라마 세트 사우나 방불
소음 때문에 에어컨도 못돌려

폭염이 이어지면서 방송가의 촬영장 풍경도 바꿔놓고 있다.

그동안 여름만 되면 배우들과 제작진들은 폭염으로 곤욕을 치르곤 했지만, 올해에는 111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촬영장의 스태프와 배우들은 온몸으로 더위와 맞닥뜨리고 있다. 야외촬영을 피할 수 없는 드라마 현장에서는 가장 온도가 높이 올라가는 낮 시간에는 일시적으로 촬영을 중단하는 등 긴급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최근 촬영 대부분을 야외에서 진행하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도 3∼4일 예정된 촬영을 모두 취소했다. 장시간 야외에 대기하다 생길 수 있는 온열 질환을 우려해 촬영을 전면 취소한 것이다.

이에 앞서 SBS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이다’ 역시 촬영 보조로 일하던 한 스태프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알려지면서 폭염으로 인한 사고가 원인으로 지목돼 열악한 촬영 현장의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해당 스태프(내인성 뇌출혈)의 사망 원인이 폭염과 관련 없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지만, 내부에서는 여전히 촬영 현장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드라마 한 관계자에 따르면 실내 촬영에서는 동시녹음을 하는 특성상 에어컨을 가동할 수 없다. 실내 촬영장에 산업용 대형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어도 심한 소음 때문에 촬영할 때는 전원을 끈다. 배우들과 스태프 등 100여명이 넘는 사람이 한 공간에 몰려있다 보니 온도는 급격히 올라가고 통풍도 잘 되지 않아 대형 사우나에 갇힌 듯한 고충을 겪고 있다.

사극 현장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현재 방송중인 tvN ‘미스터 션샤인’은 충남 논산과 대전 등 야외에서 극심한 무더위와 싸우고 있다. 특히 여러 옷을 겹쳐 입는 한복 때문에 배우들도 대부분 지쳐있는 상태다.

임시방편으로 야외보다는 실내 촬영 분량부터 먼저 촬영하거나 야외 촬영에는 대형 천막을 설치해놓고 그늘에서 잠시나마 내리쬐는 열기를 피하고 있다. 배우들은 에어컨이 나오는 차량에서 대기하다 촬영 때는 아이스팩을 몸에 붙이는 등 얼음찜질로 대처한다.

다른 촬영장도 마찬가지다. 최대한 날씨를 고려해 야외 촬영은 해가 지는 초저녁에 진행하기도 하고, 탈진 방지를 위해 소금이나 얼음물, 얼음주머니 등을 항시 대기시켜놓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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