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이콘, 애들이 ‘좋아 죽겠다’를 외치는 그날까지 초통령은 계속된다

입력 2018-08-0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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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했다’를 통해 ‘초통령’으로 등극한 아이콘은 신곡 ‘죽겠다’로 또 한 번 신드롬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왼쪽부터 바비, 정찬우, 송윤형, 비아이, 구준회, 김진환, 김동혁.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새 앨범 ‘뉴 키즈: 컨티뉴’로 돌아온 아이콘

‘사랑을 했다’, 유치원생·초등생 애창곡
히트 친 이후 양 PD님 대우가 달라져
타이틀곡 ‘죽겠다’로 열풍 이어 가야죠
우리도 순수한 아이들처럼 행복 즐길 것


올봄 유튜브와 각종 SNS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이 그룹 아이콘(비아이·김진환·바비·송윤형·구준회·김동혁·정찬우)의 ‘사랑을 했다’를 가사나 음정, 박자 하나 틀리지 않고 ‘떼창’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수백 개가 올라왔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교실이나 소풍, 운동회 등에서 옹기종기 모여 흥겹게 부르는 모습은 ‘신기하다’는 반응을 낳았다. 이 현상은 곧 ‘사랑을 했다 떼창’이라는 타이틀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노래의 주인공인 아이콘이 ‘초통령’으로 등극한 순간이었다.

아이들의 ‘열정’ 덕분이었을까. 아이콘은 음원차트에서 43일간 1위를 차지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리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YG)의 수장 양현석 프로듀서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도 얻고 있다.

덕분에 이들은 1년에 두 번씩이나 앨범을 내는 ‘특권’을 누리게 됐고, 인기의 탄력을 받아 ‘사랑을 했다’ 이후 7개월 만에 새 앨범 ‘뉴 키즈: 컨티뉴’(NEW KIDS: CONTINUE)를 발표했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이들은 “한 번 더 컴백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행복하다”며 기뻐했다.

사실 아이콘은 2015년 데뷔해 지금까지 두 장의 앨범을 내는 등 활동량이 극히 적은 그룹으로 꼽힌다. 이런 활동 방식에 화가 난 팬들은 “아이콘에 대한 대우를 개선해달라”면서 YG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을 보이콧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YG에선 준비 없이 마냥 기다리면 몇 년이고 밀릴 수 있다. 밤낮없이 뛰지 않으면 안 된다. 곡의 퀄리티가 좋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사랑을 했다’가 잘되니, 양현석 프로듀서님이 처음으로 맛있는 식사를 사주셨다. 또 프로듀서님과 아이콘의 단체 채팅방도 생겼다. 그 전까지 어렵고 무서운 분이었는데, 지금은 장난도 많이 치고 우리를 편하게 대해주시려고 하는 것 같다. 하하!”

‘사랑을 했다’는 멤버 비아이가 작사, 작곡했다. 데뷔전부터 “초통령”이 목표였던 그는 “가사는 슬프지만, 만드는 과정은 그렇지 않았다. 아이 같은 마음으로 굉장히 즐겁게 만든 곡이라 아이들에게도 통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가사를 바꿔 부르기 쉬었다고 하더라.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니 정말 고마웠다. 어린 친구들도 듣기 좋았다는 거니까 좋을 수밖에 없지 않나. 아이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그룹 아이콘.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새 앨범 타이틀곡 ‘죽겠다’도 비아이가 공동으로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이별한 후 괴로워하는 남자의 이야기와 강렬한 비트의 슬픈 정서가 잘 어우러진 곡이다.

“‘죽겠다’라는 표현이 조금 과격하고 무거운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주위에서 굉장히 흔하게 사용하지 않나. 가령 ‘배고파 죽겠다’ ‘더워 죽겠다’ ‘졸려 죽겠다’ 등등. 이처럼 흔하게 쓰는 말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리고 말끝에 ‘다니까’를 자주 사용하는 영향이기도 하다.”

‘죽겠다’는 ‘사랑을 했다’에 이어 또 한번 SNS에서 바람이 불고 있다. 대중들은 각종 SNS를 통해 ‘∼죽겠다’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있고, 가수 싸이, 장기하 등은 ‘시원해 죽겠다’, ‘좋아 죽겠다’라는 글을 올리며 ‘죽겠다 챌린지’에 동참했다.

앨범 제목의 ‘컨티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발매한 ‘뉴 키즈: 비긴즈’, ‘사랑을 했다’가 수록된 ‘리턴’에 이은 ‘뉴 키즈’의 3부작 시리즈의 완결판이지만 ‘계속되다’라는 뜻의 ‘컨티뉴’를 사용한 건 ‘아이콘이 활동은 끝이 없다’라는 포부를 담기 위해서다.

“이전 앨범에서는 ‘바닥까지 찍었다’라는 말을 했다.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다. 양현석 프로듀서님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잘 안 돼도 너희 탓이 아니다’라고 하셨다. ‘사랑을 했다’는 순위나 성적을 노리고 만든 노래도 아니다. 이제 바닥을 찍었고 한 단계 올라갔을 뿐이다. 올라갈 계단이 한참 남은 것처럼 저희만의 길을 창조해서 끝까지 걸어가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아이콘은 같은 소속사 선배인 빅뱅과 의도치 않게 비교의 대상이 되곤 한다. 다섯 멤버 중 막내인 승리만 제외하고 모두 군 복무 중이라 자연스럽게 생긴 빅뱅의 공백기 동안 아이콘이 그 자리를 빈틈없이 메우고, 아이콘에 대한 관심도 올라갔으면 하는 팬들의 바람도 섞여 있다.

“형들이 펼쳐놓은 길을 망치면 안 되기에 더 열심히 해서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되는 게 목표다. 우리의 색깔은 투명한 색이다. 뭔가 추구하려는 마음보다는 초심을 중요시 생각하는 팀이다. 어린 아이들에게서 가장 기발한 무언가가 나올 수 있는 게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이지 않나. 그들처럼 동심이나 초심을 유지하고, 항상 낮은 곳에서 청춘의 삶을 즐기겠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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