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공소남닷컴] 소름돋는 두 남자 이건명·김재범의 ‘다중인격 인터뷰’

입력 2018-08-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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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성정체감장애라는 흔치 않은 소재를 다룬 뮤지컬 인터뷰에서 베스트셀러 작가 ‘유진 킴’으로 분한 이건명(왼쪽)과 다중인격을 지닌 미스터리 인물 ‘싱클레어 고든’을 연기하고 있는 김재범. 사진제공|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 뮤지컬 인터뷰 이건명·김재범

다중인격 아닌 각각 다른 사람이라 여겨
연기는 리액션…주고받을 때마다 달라져
박수소리만 들어도 관객 반응 알 수 있어


인터뷰를 위해 인터뷰를 했습니다. 무슨 얘기냐고요. 인터뷰란 뮤지컬 작품이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공연 중입니다. 그러니까 이 인터뷰에 출연하는 이건명, 김재범 두 배우를 인터뷰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것이지요. 이건명 배우는 베스트셀러 작가 ‘유진 킴(일명 김선생님)’, 김재범 배우는 해리성정체감장애(다중인격장애)를 갖고 있는 미스터리 인물인 ‘싱클레어 고든’ 역을 맡고 있습니다.


-해리성정체감장애를 지닌 싱클레어의 연기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김) 일인다역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어요. 싱클레어 안에 다수의 인격이 아니라 아예 다른 인물들이 살고 있다고 여깁니다.”

(이) 싱클레어 배우들이 분장을 하지 않아도 누군지 한눈에 알아볼 만큼 (다역 연기를) 잘해요. 가끔은 공연하면서 저조차도 놀란다니까요. 뭐지 하면서.”


-해리성정체감장애가 아니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여러 얼굴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이) 그럼요. 배우들도 마찬가지죠. 우리의 경우 배우란 직업을 갖고 있다보니 남들 앞에서 조금 더 조심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런데 해외여행을 간다든지, 자유로워지는 순간 또 다른 내가 나타날 수 있는 거죠.”

(김) 전 운전할 때요. 막 욕을 하고 싶을 때 제 안에서 둘이 싸웁니다(웃음). 그걸 중얼중얼 입 밖에 낼 때가 있어요.”

(이) 무대 위에서 부수고 욕하고 때리고 하는 배역이 들어올 때가 있어요. 그게 또 그렇게 좋더라고요.(웃음)”

이건명(왼쪽)-김재범. 사진제공|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유진 킴’과 ‘싱클레어’를 맡은 다른 배우들이 있죠. 그래서 다양한 조합의 캐스팅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런데 같은 배우, 배역이라도 상대가 바뀌면 연기가 달라지는 이유가 뭘까요.

(김) 연기란 것은 리액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주면 상대가 이렇게 받고, 저렇게 주면 저렇게 받는 거죠. 퍼즐, 테트리스처럼 매번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이) 실제로 우리가 연기수업을 할 때 공받기 같은 걸 합니다. 받는 거에 따라 던져주는 게 달라지는 걸 체감하는 거죠. 이 작품처럼 여러 배우가 같은 역을 맡을 때는 무조건 ‘열어 놓고’ 무대에 올라가요. 미리 계산하지 않습니다.”


-배우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언제인가요.

(이) 많죠. 예를 들어 굉장히 재밌는 대본을 받았을 때. ‘내가 이 옷을 입고 무대에 올라가 이 대사를 한다고?’ 하면서 즐거워합니다. 공연 끝나고 관객의 반응이 좋을 때도 그렇죠. 눈 감고 박수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어요. 정말 감동을 받으셨는지, 그냥 수고했다고 쳐주시는 건지.”

(김) 눈 감고도요? 와아! 과연 신이십니다.”

이건명, 김재범 배우는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라며 “지금 당장! 그러나 더우니까 뛰지는 마시고 천천히 걸어서 오세요”라며 작품홍보도 깨알같이 해주었습니다. 참, 요즘 소극장은 냉방이 엄청 시원합니다. 긴팔 옷 하나 챙겨가세요. 9월30일까지 공연합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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