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두 기둥 ‘박&로’가 ‘코리아’ 첫 메달 이끈다

입력 2018-08-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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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로숙영(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박지수(20·198㎝)와 로숙영(25·182㎝). 더블포스트가 남북의 두 기둥이 되어 팀 코리아의 역사적인 메달에 도전한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 참가 중인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은 A조 2위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조별예선 2차전에서 대만에 연장 접전 끝에 일격을 당했지만(85-87패) 경기를 거듭할수록 남북 선수들의 수비 조직력과 공격에서 호흡이 단단해지며 한 팀으로 녹아들고 있다.

특히 조별에선 4경기의 가장 큰 성과는 북측 로숙영의 진가를 직접 확인했다는 점이다. 로숙영은 센터로서 키가 큰 편은 아니지만 빠른 스피드와 높은 점프력을 갖추고 있다. 자신보다 10㎝ 이상 큰 장신 센터 앞에서 현란한 스핀무브를 선보이는 등 개인기가 뛰어나다. 여기에 중장거리 슛이 정확해 센터 뿐 아니라 외곽에서도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만큼 활동 범위가 넓다. 21일 카자흐스탄전에서는 적극적으로 속공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에 25일 박지수가 단일팀에 합류 할 예정이다. 세계최고 무대인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의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2018시즌 정규리그를 소화한 박지수는 상대 장신 센터와 골밑에서 맞서 싸울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박지수와 로숙영은 같은 센터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하이 포스트와 로우 포스트에서 역할을 바꿔가며 파상공격을 할 수 있다. 단기간에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숙제가 있지만 시너지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박지수. 사진제공|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박지수는 골밑 장악 능력이 뛰어나지만 스피드는 빠르지 않다. 현란함 보다는 높이의 농구를 한다. 로숙영은 상대 장신 센터를 외곽으로 끌고 나올 수 있는 슈팅 기술과 빠른 스피드와 센스를 앞세운 날카로운 돌파 능력을 함께 갖췄다. 정확한 슛이 있어 상대 센터가 바짝 붙어 수비를 하기 때문에 돌파에 유리하다. 신장이 큰 선수를 밖으로 끌고 나온 뒤 골밑으로 찔러 넣는 패스로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든다. 그만큼 박지수-로숙영 더블포스트는 많은 강점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단일팀은 높이가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박지수와 로숙영의 더블포스트가 가동되는 순간 골밑에서도 상대 팀을 위협할 수 있는 새로운 팀이 된다.

단일팀 에이스로 꼽히는 박혜진(28·178㎝)은 “박지수와 로숙영이 함께 골밑에 있다면 리바운드를 믿고 더 편한하게 외곽 공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대된다”고 말했다.

단일팀 이문규 감독은 “박지수가 합류하면 몇 가지 패턴과 수비 전술에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로숙영과 함께 더블 포스트로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며 “로숙영은 슛 거리가 길기 때문에 상대 장신 선수를 끌고 나올 수 있어 박지수에게 넓은 공간이 생긴다. 반대로 박지수가 밖으로 빠지면 로숙영이 더 효율적으로 골밑 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덧붙여 “리바운드가 강해지기 때문에 외곽공격도 효율성이 커질 수 있다. 우리는 메달을 따러 왔다. 남북 선수들이 호흡이 더 좋아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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