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포커스] 욕설·폭언·법인카드 밀회…나사 풀린 경영자들

입력 2018-08-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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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윤재승 회장(왼쪽)과 강원랜드 함승희 전 사장.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왼쪽)과 강원랜드 함승희 전 사장.

■ 부끄러운 CEO들의 ‘모럴 헤저드’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 직원에 막말
파문 커지자 “경영서 물러나겠다”

함승희 강원랜드 전 사장도 논란
개인적 밀회에 법인카드 사용 의혹


상습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하는가 하면 법인카드를 수백차례 개인적인 밀회에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기업 경영자(CEO)들의 일탈이 도를 넘었다.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라는 지탄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은 직원들에게 “정신병자 XX 아니야” “미친 XX네” 등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내뱉은 음성녹음파일이 공개되어 지탄을 받았다. 대웅제약 전·현직 직원들은 윤 회장의 욕설과 폭언이 다반사였으며, 공식 회의석상에서도 직원들을 향해 모욕적인 언행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윤 회장은 27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이 이날 오전 발표한 보도문에서 윤 회장은 “보도된 저의 언행과 관련해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윤 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로 검사 출신이다. 최근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 논란을 비롯해 기업 사주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가족들의 일탈이 너무 자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윤회장의 발빠른 사과나 향후 대웅제약을 공동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겠다는 선언에 대해서도 세상의 여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한편 지난해까지 대표를 지낸 강원랜드 함승희 전 사장은 재직 당시 법인카드를 수백여차례에 걸쳐 개인적인 밀회에 사용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함 전 사장은 2014년 12월 취임 후 3년간 서울에서 총 636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를 사용했고, 특히 314건을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포럼 오래’의 사무국장 손모(여)씨가 사는 방배동 서래마을의 레스토랑, 카페, 빵집, 슈퍼마켓 등에서 쓴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함 전 사장의 옛 비서 관계자들은 “사장님이 거의 매주 운전기사와 비서를 데리고 관용차량으로 손씨 집을 방문했고 함께 장을 보거나 식사를 하면 수행하는 직원들이 법인카드로 비용을 결제했다”는 증언도 덧붙였다.

현재 함 전 사장은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공기업의 대표가 법인카드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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