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2일 개봉하는 영화 ‘물괴’ - 9월19일 개봉하는 영화 ‘명당’ - ‘안시성’ - ‘협상’(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NEW·CJ엔터테인먼트
韓 영화 4편 눈치작전 치열
올해 추석 연휴 극장가는 한국영화끼리 펼치는 대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내사랑 내곁에’와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개봉한 2009년 이후 9년 만에 눈에 크게 띄는 외화 기대작 없이 4편의 한국영화가 흥행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를 2주 앞두고 9월12일 ‘물괴’가 포문을 여는 올해 추석 연휴 흥행 경쟁은 19일 ‘명당’, ‘안시성’, ‘협상’이 나란히 개봉하며 이어진다. ‘물괴’와 ‘명당’, ‘안시성’은 사극으로, 최대 200억 원, 최소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 이듬해 ‘관상’이 크게 흥행하며 명절 연휴 사극의 힘을 발휘한 데 이어 이 세 편은 관객에게 익숙한 장르로 승부를 건다. ‘협상’과 또 다른 추석 개봉작 ‘원더풀 고스트’ 역시 대중적 장르로 인기를 모아온 범죄물과 코미디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더욱 눈길을 모으는 것은 개봉 시기. ‘물괴’는 전통적인 극장가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은 명절 연휴 2주 전 개봉 전략을 내세웠다.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의 말대로 “상영 1∼2주차에 관객몰이를 하며 입소문을 얻어 3주차인 연휴 기간 더욱 큰 흥행세”를 노린다.
그렇다면 연휴를 한 주 앞두고 ‘명당’, ‘안시성’, ‘협상’은 왜 나란히 개봉을 할까. ‘안시성’의 투자배급사 NEW의 한 관계자는 27일 “이번 연휴가 비교적 긴 편인 데다 시장 자체의 변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상영 초반 흥행세를 잡은 뒤 이를 짧은 기간 확고하게 다져가는 추세다”면서 “개봉 초기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관객의 시선에서 급격하게 멀어져가는 영화가 예전보다 더욱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크린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개봉 초반 관객의 발길을 집중시키려면 그만큼 노출을 해야 하는 ‘물량공세’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공포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명절 연휴에 개봉하는 ‘더 넌’을 빼고 크게 눈길을 모을 만한 외화가 없다는 점도 최근 시장 상황과 맞물린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한국의 명절과는 상관없이 큰 기대작은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동시개봉 전략을 써왔다”면서 “연말연시 등 전 세계적인 성수기에 개봉하는 대작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추석 연휴의 이 같은 시장 상황 안에서 모든 영화가 일정한 흥행 지분을 나누며 서로에게 그 기세를 안기는 ‘쌍끌이 흥행’이 가능할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윤여수 전문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