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여론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이기려고 했다”

입력 2018-09-01 2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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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32·넥센 히어로즈)는 결승전에서도 역시 4번타자다웠다. 숨쉴 공간을 마련한 결정적인 일타로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금메달에 기여했다.

박병호는 1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열린 일본과 결승전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해 2-0으로 앞선 3회말 달아나는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한국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대만과 조별리그 첫판 패배 탓에 비난에 시달렸던 대표팀은 이후 5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박병호는 홍콩과 조별리그 최종전부터 결승전까지 4게임 연속 홈런을 터트리며 한국 대표 슬러거다운 면모를 뽐냈다. 특히 전날(8월 31일) 중국과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선 가운데 담장 뒤쪽에 설치한 백스크린을 넘기는 괴력까지 선보였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도 “박병호의 추가점이 컸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대만과 첫판을 패하면서 남은 경기에서 더 정신 차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행히 이후에는 나태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늘 결승전에서도 선수들이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무리를 잘했다”고 밝혔다.

대만전 패배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비난여론도 엄청났다. 이에 따라 선수들의 부담감은 천근만근이었다. 박병호는 “대만전 패배 후 선수들이 ‘이렇게 흘러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에 따른 부담이 있었다”며 “마음의 짐을 덜어내야 했다. ‘이겨야 본전’이라는 여론을 다들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이기려고 했다. 첫 게임 이후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밝혔다.

8월 30일 일본과 슈퍼라운드 첫 게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마음의 짐도 덜어낼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우승의 7부 능선을 넘었고, 리턴매치에서도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박병호는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이긴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다음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덧붙여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논란이 많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은 최선을 다해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었다. 또 현지에 많은 분들이 응원을 와주셨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만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AG는 끝이 아니다. 박병호는 지금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야구선수라면 누구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다시 한 번 대표팀에 뽑혀서 잘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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