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승 투수’ KIA 양현종 “임창용 선배의 승수가 우선 목표”

입력 2018-09-16 1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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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똑같은 1승 아니겠어요?”

야구 인생에 남을 대기록을 달성하고도 그의 표정은 덤덤했다. 개인 승리보다 팀 승리에 기여한 것에 더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KIA 타이거즈 ‘에이스’이자 KBO 통산 120승을 거둔 투수 양현종(30)의 이야기다.

양현종은 15일 광주 홈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8이닝 2실점의 호투로 개인 통산 120승을 기록했다. 2007년 데뷔한 이래 12시즌 만에 거둔 대성과다. 꾸준한 활약을 증명하는 훈장이나 다름없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의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16일 만난 양현종은 120승에 대해 묻자 “경기 중에는 알지 못했다. 끝나고 나서야 120승을 거뒀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사실 지금은 내 개인 통산 승수를 신경 쓸 때가 아니다. 팀의 승리가 더 중요하다. 개인적인 기록보다 팀의 1승에 기여했다는 게 더 기뻤다”고 말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반열에 오른 그에게 이제 과거 선배들의 대기록에 도전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현재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승 기록은 한화 이글스 송진우(210승) 코치가 가지고 있다.

양현종은 “송진우, 정민철(161승) 코치님의 기록은 먼 훗날의 목표가 될 것 같다. 아직까지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개인적으로는 임창용 선배의 승수(현재 128승)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임창용 선배와는 얘기를 많이 나누는 편인데, 내가 1승을 할 때마다 ‘선배님, 몇 승 남았습니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지금은 그 승수를 따라가는 게 내 목표다”고 덧붙였다.

개인기록에서 그가 올 시즌 욕심을 내고 있는 부분은 바로 이닝이다. 양현종은 16일까지 올 시즌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승9패 평균자책점 3.63을 마크했다. 눈에 띄는 건 이닝. 그는 10개 구단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171이닝을 던졌다. 2016년에 달성했던 200이닝에 다시 근접한 모습이다.

“승리와 평균자책점도 좋은 기록이지만 이닝이 가지는 의미는 또 다른 것 같다. 특히 200이닝은 선수들도 인정해주는 기록이다. 2016년에 200이닝을 넘겼을 때 모든 선수들이 나를 진심으로 인정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그 때의 느낌을 다시 한번 받아보고 싶다. 올 시즌 기회가 또 왔기 때문에 200이닝을 한번 더 노려보겠다.”그의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현재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그렇다고 확신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양현종은 팀의 가을야구에 대해“포스트시즌에 간다면 모든 경기가 힘든 여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지난해와 달리 매 경기 뒤가 없는 승부를 해야 한다.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모르겠지만 내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광주|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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