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계일학’ 헤일 체인지업의 매력, 왜 알고도 못 칠까

입력 2018-09-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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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헤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화 이글스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휴식기가 끝난 후 선발투수 고민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15일까지 토종 선발투수들은 무려 평균자책점 7.66(24.2이닝 21자책점)으로 승리 없이 5패만 떠안았다. 설상가상으로 올 시즌 13승(8패)을 거둔 외국인투수 키버스 샘슨마저 지난 11일 팔꿈치 통증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탓에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이 같은 선발진의 집단 난조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데이비드 헤일(31)이 선발 등판한 16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5-1로 승리하며 3연패를 끊었다. AG 휴식기 이후 12경기에서 6승6패로 나름대로 버티고 있다. 선발 야구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분명 기대를 뛰어넘는 수치다. 그 중심에는 7월부터 제이슨 휠러의 대체자로 합류한 헤일이 있다. LG전에도 6.2이닝을 5안타 3사사구 7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3승(1패)째를 챙겼고, 평균자책점은 종전 3.76에서 3.40(45이닝 17자책점)으로 좋아졌다. 한화의 9월 이후 세 차례 선발승 가운데 2승이 그의 몫이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최근 한화 선발진에서 단연 군계일학이다.

헤일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125~131㎞ 사이에 형성한 체인지업은 최고구속 150㎞의 직구(포심패스트볼)와 구속차가 무려 25㎞다. 마치 자로 잰 듯 팔스윙이 일정하고, 릴리스포인트를 최대한 앞에서 형성하는 투구 메커니즘의 특성상 타자들이 체감하는 위력은 구속 이상이다.

특히 직구를 던질 때와 같은 팔스윙으로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면, 상대 타자들은 타이밍을 뺏길 수밖에 없다. 배트의 궤적과 공의 차이가 큰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직구와 구속차가 큰 데다 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등의 다른 완성형 구종까지 머릿속에 넣어야 하니 수싸움도 그만큼 복잡하다. LG전에서는 체인지업과 직구뿐만 아니라 우타자의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투심까지 결정구로 활용했다. “알고도 못 친다”는 분석이 허언이 아닌 이유다. 대체자로 선택된 헤일이 3위를 넘어 여전히 2위 희망을 버리지 않은 한화의 복덩이가 되고 있다.

대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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