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이나영 주연의 ‘뷰티풀 데이즈’, 문소리 주연의 ‘메기’,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로마’(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등 324편이 소개된다.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이나영 ‘뷰티풀 데이즈’ 벌써 화제
베니스 황금사자상 수상작 ‘로마’
마이클 무어 ‘화씨 11/9’도 주목
오픈토크·골목파티 관객 소통도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막을 올린다.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개막해 13일까지 열흘간 부산 일대는 영화와 영화인 그리고 관객이 어우러지는 축제의 마당이 될 전망이다. 특히 23회째인 올해는 지난 3년간의 대내외적인 갈등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만큼 어느 때보다 화려한 축제를 예고한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부산국제영화제를 세 가지 키워드로 톺아봤다.
영화 ‘마녀’의 김다미-‘공작’의 이성민-‘암수살인’의 주지훈(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부산에서 만날…별 별 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해외는 물론 국내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한다.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타 배우들이 그 전면에 선다. 이나영은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의 주연으로 영화제 시작을 알린다. 작품으로 관객 앞에 나서기는 6년 만이다. 무엇보다 남편인 배우 원빈이 이나영과 깜짝 동행할지 여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늘 ‘예매 전쟁’이다. 이미 화제작은 대부분 매진됐다. 물론 현장표가 남아있지만 여의치 않을 땐 차라리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를 찾는 게 낫다. 5일부터 9일까지 야외무대인사를 통해 최근 한국영화 흥행작인 ‘마녀’의 김다미, ‘공작’의 윤종빈 감독과 이성민 등을 만날 수 있다. ‘신과함께’ 시리즈의 흥행 주역인 주지훈도 신작 ‘암수살인’을 들고 야외무대에 오른다.
친숙한 아시아 스타와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도 부산에 집결한다. 대만의 ‘국민남동생’ 리우이하오가 새 영화 ‘모어 댄 블루’를 부산에서 처음 공개하는 가운데 ‘곡성’의 일본배우 쿠니무라 준은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을 맡고 부산국제영화제와 인연을 이어간다.
어쩌면 유명 스타보다 영화 팬을 더 설레게 하는 주인공은 할리우드 제작자 제이슨 블룸일지 모른다. ‘공포영화계 디즈니’로 통하는 영화사 블룸하우스를 이끌면서 ‘겟아웃’, ‘23아이덴티티’를 제작한 실력자다. 영화 마니아의 막강한 지지를 얻는 그가 처음 찾는 부산에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궁금증이 높아진다.
다큐멘터리 ‘화씨 11/9’.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 부산에서 접할…새로운 영화들
79개국에서 출품된 324편의 영화가 소개되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 최신작은 물론이고 한국영화의 미래를 가늠할 신진 작품을 망라해 만날 수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올해 칸 국제영화제와 넷플릭스의 갈등을 촉발케 한 문제작이자, 동시에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코엔 형제의 신작 ‘카우보이의 노래’, 트럼프 대통령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11/9’도 부산에서 공개된다.
한국의 신진 감독과 신예 배우의 도전, 기성 배우의 새로운 면을 엿볼 수 있는 작품도 여러 편이다. 성수대교가 무너진 1994년을 배경으로 소녀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벌새’, 아들을 잃은 엄마의 죄책감을 담은 ‘호흡’, 표절과 예술의 경계를 파고드는 ‘속물들’을 주목할 만 하다. 문소리, 구교환 등 연기파 배우가 합작한 ‘메기’도 있다.
‘뷰티풀 데이즈’도 빼놓기 어렵다. 헤어진 엄마와 아들의 재회를 그린 영화를 두고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가족 해체를 통해, 종국에는 가족 관계가 복원되는 독특한 구조”라며 “시의 적절하게 탈북민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소개했다.
영화 ‘버닝’의 유아인(왼쪽)-전종서. 스포츠동아DB
● 부산에서 동참할…오픈무대
관객참여형 무대가 확대된 점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지향을 드러낸다. 신설된 ‘커뮤니티 BIFF’는 특히 주목해야 할 부문. 5일부터 10일까지 관객주도·시민참여를 목표로 부산 중구 일원에서 진행된다. 남포동이 속한 중구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태동지다. 각자 취향에 맞게 마음껏 영화를 관람하는 섹션부터 영화학도의 취향을 겨냥한 특별 코너도 마련된다. 관객이 손수 꾸리는 남포동 골목파티도 함께 펼쳐진다. 영화제는 향후 관객이 상영작의 프로그래머를 맡아 공동체 상영을 이끄는 방식까지 확대 도입할 방침이다.
바다를 앞에 두고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오픈토크’는 영화제를 통틀어 관객 참여가 가장 높은 무대다. 6일 ‘버닝’의 유아인과 전종서, 7일 ‘허스토리’의 김희애와 김해숙이 나선다. 개막식 진행을 맡은 배우 김남길도 ‘오픈토크’에 참여한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