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VS 가시마 앤틀러스, ACL 4강서 개천절 빅뱅

입력 2018-10-02 14: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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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프로축구 K리그1 수원삼성이 일본의 가시마 앤틀러스와 2018 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전북과의 8강 2차전 후 이병근 감독 대행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은 현지적응을 위해 지난 30일 가시마로 떠나 일찌감치 만전을 기하고 있다. 태풍 ‘짜미’로 인해 훈련이 취소되는 등 악재가 있었지만 전북 전 승리 이후 선수단은 정신무장을 단단히 했다.

수원은 이번 시즌 가시마를 한 차례 꺾은 적이 있어 자신 있는 모습이다. 수원은 조별예선에서 홈에서는 데얀의 페널티킥이 권순태의 선방에 막히는 불운 끝에 2-1로 패했지만 원정에서는 데얀의 결승골로 1-0 신승을 거두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기억이 있다.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한 유럽의 디 마테오 감독처럼 이병근 감독 대행이 아시아판 ‘대행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 남자의 이름은 신화용!” 전북과의 8강 2차전 후반 추가시간, 신화용이 아드리아노의 페널티킥을 막아내자 수원월드컵경기장 장내 아나운서가 외친 멘트다. 이날 신화용은 아드리아노의 페널티킥을 막아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해냈을 뿐 아니라 승부차기에서 김신욱과 이동국을 상대로 선방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신화용은 “대게 키커들은 골키퍼가 몸을 날리는 반대 방향으로 차려고 한다. 때문에 섣불리 방향을 정하기보다 기다렸다가 몸을 날렸다”며 선방의 비결을 밝혔다.

가시마의 최근 상승세는 무섭다. 지난 29일 빗셀 고베와의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두며 예열을 마쳤다. 가시마는 최근 컵 대회 포함 6연승을 달리고 있다. 2009년 포항 소속으로 ACL 트로피를 들어 올린 베테랑 신화용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데얀과 역대 ACL 최다 득점자인 이동국(36골)과 격차는 이제 2골에 불과하다. 데얀은 전북과의 1차전에서 유효슈팅 3개, 볼 경합 승리 8회, 볼터치 48회, 패스성공 27회 등 만점활약을 펼치며 평점 8.9점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선정한 ‘이 주의 선수(Player of the Week)’로 뽑히기도 했다. 올 시즌 가시마 원정에서는 결승골을 득점하며 수원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데얀은 “다른 선수들이 더 좋은 위치에 있다면 바로 패스하겠다. 하지만 내게 기회가 온다면 망설이지 않겠다. 나는 ACL에서 30골 이상 득점했다. 나와 염기훈 같은 베테랑들이 뭔가 해내야 한다”며 득점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데얀은 또한 “아직 ACL 우승 경험이 없다. ACL에 나서면 평소보다 더 집중하게 된다. 가시마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고 우승까지 하고 싶다”며 우승을 향한 열망도 드러냈다.

데얀이 전방에서 수원 공격을 이끈다면 사리치는 수원 중원의 핵이다. 올 여름 팀에 합류했지만 이병근 감독 대행이 수원의 키 플레이어로 꼽을 정도로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사리치는 수원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달 보스니아 대표팀에 승선해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달에도 에딘 제코(AS로마), 미랄렘 퍄니치(유벤투스) 등과 함께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가시마의 수문장 권순태를 비롯해 국가대표 수비수 정승현, 주포 세르징요 등이 맹활약 중이지만 상승세의 중심에는 전 일본 국가대표 우치다 아쓰토가 있다. 톈진 콴잔과의 8강전에서도 알렉산드레 파투의 슛을 막아낸 직후 역습에 가담해 팀의 2번째 골을 돕는 등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수비수임에도 19차례의 패스 중 무려 16회나 전방을 향해 볼을 공급했다. 실질적으로 가시마의 후방 빌드업은 우치다의 발끝에서 시작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포지션상 우치다는 수원의 주장 염기훈과 맞대결이 예상된다. 지난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도 수원과 가시마는 같은 쪽에서 수차례 충돌했다. 수원으로써는 왼쪽 측면을 지배해야 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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