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백민기. 스포츠동아DB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일찌감치 “KS 엔트리 구상은 얼추 마쳤다”고 공언했다. 다만 외야 백업 한 자리를 두고 장고에 빠졌다. 김인태와 백민기를 두고 고민하던 김 감독은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펄펄 날았던 백민기를 택했다.
5일 SK 와이번스와 KS 2차전을 앞두고 잠실에서 만난 백민기는 “외야 백업 한 자리 고민이 내 얘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막상 경기 출장할 기회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내가 어떤 야구를 할 수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올해가 끝이 아니지 않나. 내게는 당장 오늘이 중요하다.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런 의미로 열심히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스스로도 말했듯 KS에서 활약할 기회를 얻는 자체부터 첩첩산중이다. 두산은 김재환~정수빈~박건우로 이어지는 탄탄한 외야진을 보유하고 있다. 당장 국가대표로 뛰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면면이다. 거기에 대타가 필요하다면 정진호라는 카드가 있고, 대주자·대수비 제1옵션은 조수행이다. 결국 외야수 6명 가운데 가장 출장 기회를 잡기 힘든 이가 백민기다. 그는 “첫 KS에 출장을 하지 못하면 어떤가. 이 무대에 내 이름이 올라와있다는 자체가 영광”이라며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고 할 일이 없는 건 아니다. 벤치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파이팅하고 기를 불어넣겠다”고 다짐했다.
PS에서 ‘미친 선수’의 등장은 팀 승리의 지름길이다. 백민기에게도 기회가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TV로만 보던 KS다. 공기가 조금은 다르다. 이 무대에 오고 싶어도 야구인생 내내 밟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지 않나. 여기까지 오는 데 내 역할이 없었다. KS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에 내 역할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