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2번 타자’ 한동민은 진화하고 있다

입력 2018-11-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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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한동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SK 한동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생애 첫 가을 무대를 통해 더욱 단단해졌다. SK 와이번스 한동민(29)은 진정으로 ‘강한 2번 타자’가 됐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92경기에서 한동민을 2번 타자로 기용했다. 41홈런(리그 5위)을 때려냈을 정도로 가공할 장타력에 출루 능력까지 두루 겸비하고 있어서다. 올 시즌 타율 0.284를 기록하면서 출루율은 0.367로 8푼 이상 높았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OPS도 0.968로 팀 내에선 제이미 로맥(1.001) 다음으로 높았다. 팀 역사상 한 시즌 개인 최다 타점(115타점)을 달성했고, 2번 타자로는 리그 최다 96타점을 올렸다. 득점도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97점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PS) 초반에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자신의 첫 플레이오프(PO) 무대에서 타율 0.143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까닭에 아웃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에선 공을 커트해내며 어떻게든 투수를 괴롭히려 했다. 적극적인 슬라이딩으로 유니폼이 더럽혀지는 일도 많았다.

PO 5차전서는 0-3으로 뒤진 6회 6구까지 이어진 싸움 끝에 2루수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후속 타자인 로맥의 홈런으로 홈을 밟았는데, 덕아웃에 돌아간 뒤 로맥은 한동민에게 “네가 앞에서 끈질기게 투수를 괴롭혀준 덕분에 홈런을 쳤다”고 했다. 이를 두고 한동민은 “그 말이 정말 고마웠다. 잘 안 맞더라도 땅볼을 쳐서 악착같이 뛰어 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만큼 출루 의지가 강했다. 한동민은 끝내기 홈런을 터트린 이날 10회에도 0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출발했고, 9구 승부 끝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한국시리즈(KS) 1차전까지 3연속경기 홈런포를 가동하는 등 타격감이 되살아난 뒤에도 득점을 우선시하고 있다. 1차전에선 1회부터 홈런으로 산뜻하게 출발했고, 6~7회 연달아 볼넷으로 출루하며 2득점을 올렸다. KS 2경기에서 기록한 출루율도 팀 내 가장 높은 0.444다. 한동민은 “2번 타자가 그런 것 아니겠나. 볼카운트가 몰리면 콘택트에 중점을 뒀다. 상황에 따라 진루타를 치고, 볼을 잘 골라 출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전감각을 회복하며 상황 대처능력까지 향상한 덕분일까. 한동민은 투수들이 승부하기에 더욱 까다로운 타자가 됐다. 이미 무서운 타자인 한동민의 성장이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의미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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