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김동주.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목곰’ 김동주(42·은퇴)는 1998년 OB 베어스에 입단해 2013년까지 16년 통산 1625경기에서 타율 0.309, 273홈런, 1097타점의 전설적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김동주는 2001년 이후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었다.
그리고 지금, 두산 유니폼을 입은 또 한 명의 김동주(29)가 있다. 훈련지원을 담당하는 불펜포수가 그 주인공이다. 2014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이듬해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KS)를 무대 옆에서 경험하고 있다.
김동주 씨가 두산 유니폼을 입은 데는 삼고초려가 있었다. 야구선수 출신인 그는 대학 졸업 후 프로 입단에 실패했다. 결국 2012년 초, 군 입대를 결정했다. 이때 두산 측의 불펜포수 제안이 있었지만 이를 거절했다. 군 전역 직후에도 구단이 손을 내밀었지만, 선수 생활 연장을 위해 다시 한번 고사했다. 하지만 결국 프로 유니폼을 입지 못한 김 씨는 불펜포수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게 됐다.
김동주 씨는 8일 “처음에는 어색했다. 경기 전 불펜피칭하는 선수들의 공을 받는 것이 주업무인데, 이때 평소와 다른 점을 조언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김태형 감독도 불펜포수에게 투수의 컨디션을 물어보니 불펜포수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김동주 씨는 이를 어색하게 느꼈지만 두산 투수들이 먼저 손을 뻗었다. 함덕주 등 막내 투수들부터 베테랑 외국인 선수들 모두 불펜포수를 팀의 일원으로 대했다. 이때 마음을 연 그는 지금도 적극적으로 자신이 느낀 점을 전달하고 있다.
이름에서 나온 일화도 있다. 김 씨가 처음 입단한 2014년, 2군에 ‘두목곰’ 김동주가 있었다. 심지어 한자마저 똑같은 완벽한 동명이인. 김 씨는 “동주 선배가 후배 선수들과 인사를 시켜주는 등 두산에 처음 왔을 때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완벽히 두산의 일원으로 녹아든 김동주 씨는 “두산은 최강팀이다. 선수단뿐 아니라 스태프들 사이에도 자리 잡힌 인식이다”며 “그 팀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있다는 것은 내 자부심”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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