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국내 선수만 뛰는 2쿼터, WKBL을 바꿔놓다

입력 2018-11-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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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19 여자프로농구에서 국내선수들로만 2쿼터를 진행하면서 삼성생명 윤예빈(왼쪽)과 신한은행 김연희 등 잠재된 실력을 1군에서 꽃피우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긍정적 효과다. 사진제공|WKBL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에서 2쿼터가 흥미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WKBL은 이번 시즌부터 매 경기 2쿼터를 국내 선수만 출전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국내 선수 보호와 육성이라는 목표 아래 바뀐 규정은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가 되고 있다. 그러면서 용인 삼성생명 윤예빈, 인천 신한은행 김연희 같은 새로운 얼굴들이 팀 승리의 주역이 등장했다. 지도자들도 긴장하고 있다.


● 만년 기대주의 성장과 재발견


여자프로농구의 경우 주전 의존도가 매우 심하다. 저변이 약한 여자농구의 현실상 고교 졸업생이나 대학 졸업생들이 곧바로 프로에 뛰어들어 1군서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몇 년간 훈련만하다 조기에 은퇴하는 선수들도 많았다. 이에 대한 보완책 중 하나로 국내 선수로만 2쿼터를 진행하고 있는데 가시적인 효과가 나오고 있다. 2군 무대에만 뛰었던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가고 있다. 그들 중 일부가 1군 무대에서 어느 정도의 활약을 펼치며 각 팀의 새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12일,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중고교에 재학 중인 선수들이 조금이나 희망을 갖고 운동을 하지 않을까 싶다. ‘프로에 가면 우리도 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차원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도자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2쿼터

국내 선수로만 2쿼터를 뛰게 되면 각 팀은 식스맨 자원들에 대한 육성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식스맨이 풍부하지 않은 팀은 2쿼터 뿐 아니라 주전들의 체력소모가 심한 3~4쿼터에도 어려움이 동반된다. 2쿼터를 잘 치르지 못하는 팀은 3~4쿼터에 추격해야 하는 부담까지 뒤따른다. 또한 포지션별 밸런스를 갖춰 팀을 운영하는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

또 하나는 전술 운용이다. 외국인선수가 뛰는 1·3·4쿼터에는 아무래도 사용하는 전술이 단순화된다. 외국인선수 개인능력으로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쿼터는 국내선수들만 뛰니 전술적으로 잘 준비해야 효과적인 경기 운영과 득점이 가능하다. 수비전술도 더 다양화할 수 있다. 준비가 된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차이가 두드러질 수 있다. 지도자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더 준비하게 만드는 효과도 뒤따르고 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스포츠동아DB


●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경기력

대한농구협회 기술위원을 겸하고 있는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국내 선수들로만 치르는 쿼터가 생겨난 게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하지만 경기력이 꾸준하지 못한 시즌 초반이다”며 “팀마다 시행착오가 조금은 뒤따르지 않나 싶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쿼터에 점수가 잘 나오는 경기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기들도 나왔다. 5일 OK저축은행-KEB하나은해전은 2쿼터에 27-19로 많은 점수가 기록됐다. 그러나 10일 신한은행-삼성생명전 2쿼터 점수는 7-11이었다. 11일 KB스타즈-OK저축은행전 2쿼터는 17-10으로 조금은 나았다. 이처럼 2쿼터 각 팀의 경기력이 기복을 보이고 있다. 위 감독은 “시간이 지나면서 팀마다 어느 정도 정립을 하면 2쿼터 경기력 기복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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