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19 여자프로농구에서 국내선수들로만 2쿼터를 진행하면서 삼성생명 윤예빈(왼쪽)과 신한은행 김연희 등 잠재된 실력을 1군에서 꽃피우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긍정적 효과다. 사진제공|WKBL
● 만년 기대주의 성장과 재발견
여자프로농구의 경우 주전 의존도가 매우 심하다. 저변이 약한 여자농구의 현실상 고교 졸업생이나 대학 졸업생들이 곧바로 프로에 뛰어들어 1군서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몇 년간 훈련만하다 조기에 은퇴하는 선수들도 많았다. 이에 대한 보완책 중 하나로 국내 선수로만 2쿼터를 진행하고 있는데 가시적인 효과가 나오고 있다. 2군 무대에만 뛰었던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가고 있다. 그들 중 일부가 1군 무대에서 어느 정도의 활약을 펼치며 각 팀의 새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12일,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중고교에 재학 중인 선수들이 조금이나 희망을 갖고 운동을 하지 않을까 싶다. ‘프로에 가면 우리도 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차원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도자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2쿼터
국내 선수로만 2쿼터를 뛰게 되면 각 팀은 식스맨 자원들에 대한 육성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식스맨이 풍부하지 않은 팀은 2쿼터 뿐 아니라 주전들의 체력소모가 심한 3~4쿼터에도 어려움이 동반된다. 2쿼터를 잘 치르지 못하는 팀은 3~4쿼터에 추격해야 하는 부담까지 뒤따른다. 또한 포지션별 밸런스를 갖춰 팀을 운영하는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
또 하나는 전술 운용이다. 외국인선수가 뛰는 1·3·4쿼터에는 아무래도 사용하는 전술이 단순화된다. 외국인선수 개인능력으로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쿼터는 국내선수들만 뛰니 전술적으로 잘 준비해야 효과적인 경기 운영과 득점이 가능하다. 수비전술도 더 다양화할 수 있다. 준비가 된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차이가 두드러질 수 있다. 지도자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더 준비하게 만드는 효과도 뒤따르고 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스포츠동아DB
●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경기력
대한농구협회 기술위원을 겸하고 있는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국내 선수들로만 치르는 쿼터가 생겨난 게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하지만 경기력이 꾸준하지 못한 시즌 초반이다”며 “팀마다 시행착오가 조금은 뒤따르지 않나 싶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쿼터에 점수가 잘 나오는 경기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기들도 나왔다. 5일 OK저축은행-KEB하나은해전은 2쿼터에 27-19로 많은 점수가 기록됐다. 그러나 10일 신한은행-삼성생명전 2쿼터 점수는 7-11이었다. 11일 KB스타즈-OK저축은행전 2쿼터는 17-10으로 조금은 나았다. 이처럼 2쿼터 각 팀의 경기력이 기복을 보이고 있다. 위 감독은 “시간이 지나면서 팀마다 어느 정도 정립을 하면 2쿼터 경기력 기복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